경찰 출신 '스타강사' 신광은씨 "받은 만큼 돌려줄래요"
노량진 공무원고시 학원 경찰관시험 강사 6명, 장학금 지원 선행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저도 어렵게 공부해서 남 같지가 않아요. 원래 하는 일이 가르치는 일인 만큼 어려운 학생들에게 도움되고자 하는 마음에 기부를 결심했습니다."
서울 노량진에 모인 경찰관 시험 준비생들 사이에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경찰 출신 '스타강사' 신광은(46)씨는 2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신씨가 소속된 공무원 고시 학원의 경찰팀 강사 6명은 이날 서울 동작경찰서와 업무협약을 맺고 어려운 경찰 자녀와 북한 이탈주민, 다문화 가정의 중·고생 20명에게 매년 50만원씩 총 1천만원씩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신씨의 제의에 동료 강사들이 흔쾌히 동의해 장학금이 만들어졌다.
1993년 경찰대를 9기로 졸업한 그는 주로 서울 일선 경찰서와 경찰청 등에서 수사와 형사 분야를 담당하다가 2008년 퇴직했다.
어린 시절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장학금 때문에 경찰대에 진학했지만 막상 경찰이 되고 나서는 누구보다 큰 보람을 느꼈다고 신씨는 밝혔다.
그는 "길거리만 지나다녀도 이 거리는 내가 책임지고 지켜 안전한 것이고 나는 사회를 지키기 위해 일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고 말했다.
경찰관 생활을 하며 법적 전문성을 갖추려고 쉬는 시간을 쪼개 틈틈이 공부했다. 그 결과 사법고시도 통과했다.
그러나 2008년 사법연수원에서 나온 그에게는 빚밖에 없었다.
그는 "연수원 기간 돈을 못 벌어 빚을 얻은 데다 당시 아버지도 편찮으셔서 병원비 충당에 도저히 경찰관 생활을 계속할 수 없었다"며 "사직 생각을 했지만 한 달을 사표를 내지 못하고 다니다 결국 내고서는 그 자리에서 20분간 눈물을 쏟았다"고 털어놨다.
그해 퇴직하고 형사소송법 강의를 시작한 그는 단숨에 노량진 학원가의 '스타강사'가 됐다.
처음에는 수강생이 20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오프라인 강의만 2천500∼3천명의 학생이 한 자리에서 수강하고 수만명이 동영상 강의를 시청한다.
그는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밥값을 걱정하며 살았지만 학생들의 도움을 많이 받은 만큼 뭐라도 사회에 환원하려고 동료와 함께 어려운 학생들에게 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학원강사를 계속하는 한 매년 동료 강사들과 1천만원씩 모아 자신처럼 어렵게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지원해 보탬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퇴직할 때는 울었지만 이제는 미래의 경찰관들과 만나 새로운 보람을 느낀다는 김씨.
그는 "경찰이라는 직업은 정말 힘들고 어떨 때는 결과만을 보고 국민의 질책을 받는 어려움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을 웃도는 보람이 있으니 경찰 수험생들은 희망을 품고 열심히 공부해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경찰이 돼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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