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자들 "교육열, 재정투자, 우수 교사 양성 등 높이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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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세계교육포럼 전체회의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2015 세계교육포럼 둘째 날인 20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
'한강의 기적' 이룬 교육…"정부ㆍ교사ㆍ교육열"(종합)
세계교육포럼서 교육 통한 발전전략 공유
토론자들 "교육열, 재정투자, 우수 교사 양성 등 높이 평가"
(인천=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인천 송도에서 열리고 있는 2015 세계교육포럼에 참석한 국제기구, 개발도상국 관계자들은 20일 오후 마련된 '한국교육 전체회의'에 관심을 집중했다.
한국 교육의 발전 경험을 전 세계와 공유한 자리로,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 교육의 성공모델을 배우려는 열기가 뜨거왔다.
실제로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전날 세계교육포럼 개막식 연설에서 "교육 분야 경쟁력을 의심한다면 한국 학교를 방문하기 바란다"며 한국 교육이 전 세계 낙후 지역의 표상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교육 전체회의'의 주제는 '개인과 국가발전을 위한 역동적 교육 : 한국의 사례'다. 발표자로 나선 한국교육개발원 백순근 원장은 한국을 세계에서 교육발전과 경제발전이 선순환 구조를 이룬 대표 사례로 소개했다.
백 원장은 한국의 교육·경제발전 과정을 설명하고, 한국형 교육모델이 성공할 수 있었던 3대 요인과 발전전략, 도전과제 등을 제시했다.
양질의 교육을 통한 발전으로 1955년 69달러였던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작년 2만8천달러로 급성장했다. 2010년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도약했다.
한국은 교육단계별 취학률 증가와 함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매우 빠르게 성장했다. 산업과 사회가 요구하는 시의적절한 교육을 통해 사회 전반의 노동생산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백 원장은 설명했다.
한국형 교육모델의 3대 구성 요소로는 ▲정부의 선도적 리더십 ▲우수한 교원 ▲교육을 중시하는 사회풍토를 꼽았다.
정부는 안정적으로 교육 재정을 확보하고 교육과정의 표준화를 이끌었으며 우수 교원 확보 정책을 꾸준히 폈다.
교육대·사범대·교육대학원 등 전문양성기관에서 질 높은 교사를 배출하고 안정적인 임금체계 등 직업 안정성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의 우수인력이 꾸준히 교사의 길로 들어선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
무엇보다 교육을 인간의 기본권으로 인식하고 개인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는 가장 정당한 방법으로 인식하는 사회 분위기는 이 모든 걸 가능케 했다는 것이 백 원장의 설명이다.
백 원장은 "한국의 99% 학부모가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기를 희망하며, 한국 사람들은교육이 신분 사다리를 오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3대 요소에 더해 체계적·단계별·순차적 발전전략이라는 한국 교육의 3대 발전전략도 소개했다.
산업발전에 따라 시기별로 필요한 인재상과 교육기회 확대정책을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경제성장 초기에 초·중등 의무교육을 시행한 데 이어 대학 진학률 증가와 대학의 교육의 양적·질적 성장을 끌어올렸다는 점이 집중적으로 소개됐다.
한국 교육은 이처럼 국가 성장의 주요 동력이었지만 여러 대내외적 위협 요인도 맞고 있다.
지속적인 출산율 하락과 평균수명 증가 등 저출산 고령화는 심각한 문제다. 사회 전반의 급속한 고령화와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의 대상과 주체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경제성장이 정체기에 들어서면서 교육 과정을 창의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절박함도 크다.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활동하면서 다문화 가정이 느는 것은 인재 육성 측면에서 다양성을 포용하는 정책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백 원장은 창의성과 인성을 겸비한 인재양성을 위한 창의·인성교육, 세계적 수준의 교육 역량과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미래학교, 입시위주 교육에서 벗어난 자유학기제 도입 등 한국의 주요 교육혁신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저출산 고령화 등 당면 과제 대응을 위해 한국 정부는 취약계층에 대한 양질의 교육기회를 확대하고 평생학습 기반을 다지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폭넓은 국제 교육협력을 바탕으로 한국은 2015년 이후의 교육 의제들을 꾸준히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원장의 발표 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한국의 교육열과 우수교원 양성 정책 등에 대한 높은 평가들이 이어졌다.
세네갈 교육부의 세린 음바에 티암 장관은 세네갈도 한국의 방식과 유사하게 교육에 대한 재정투자를 늘리고 교사 임금도 끌어올리고 있지만, 효과적인 결실은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비욘 하우구스타 노르웨이 교육부 차관도 "한국은 최고의 교육체계를 구축했다"며 "교육을 개발정책에 활용하는 것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평가했다.
키스 한센 세계은행 부총재는 "한국의 성장을 기적이라도 하지만 이는 적당치 않은 표현"이라며 "기적은 인간능력을 초월해 일어나는 것이고 한국은 정부와 국민의 의식적 선택의 결과로 이런 결과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한국의 교육을 통한 발전전략은 어떤 국가들도 따라할 수 있는 모범 사례이며 가난한 나라일수록 더 효과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국장도 "한국은 더 나은 교사와 더 적은 학생수냐 사이에서 언제나 더 나은 교사를 갖기를 원했다"며 "한국 학부모는 마지막 돈까지도 교육에 지출하는데 이는 유럽이나 북미에서 자녀들의 돈을 현재의 소비를 위해 사용하는 것과는 정 반대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고려대 염재호 총장은 한국 교육에 대한 상찬이 이어지자 어두운 그림자도 소개했다.
염 총장은 "고등교육 진학률이 너무 높다 보니 제조업 공장 등에서는 일손이 부족한 문제도 생기고, 대학 졸업생의 실업률이 높게 나타나는 부작용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나친 교육열로 인해 가계수입의 많은 부분을 교육에 투자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젊은 계층이 결혼을 기피하고 출산도 하지 않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영석 엘스비어사 회장도 "인문학과 예술 등은 건강한 삶을 일구는데 매우 중요하며 행복하게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며 한국의 획일적인 교육문화에 쓴소리를 했다.
그는 "지금껏 성과를 내기 위해 있었던 상의하달식의 교육 환경이 아닌 열린 환경으로 바꿔 나가야 하며 다양성과 선택을 미래 교육의 교과과정에 포함해야 할 것"이라고 한국에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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