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한 칼리프 리조트로 오세요" IS 가이드북 발간
IS 합류한 영국인이 e북 출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런던이나 뉴욕이 코스모폴리탄(범세계적) 도시라고요? 여기에 오면 다양성이 아우성 칩니다."
"아름다운 지중해 기후로 안락한 휴일 리조트의 모든 것을 갖췄습니다. 당신이어디에 있든 숨이 멎을듯 아름다운 풍경을 보장합니다."
이 글을 읽고 그리스나 이탈리아의 지중해 휴양 도시를 떠올렸다면 한참 잘못 짚은 것이다.
리조트 홍보 문구를 연상시키는 이 글은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영국인 조직원이 펴낸 전자책 'IS 간략 가이드 2015'의 일부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 책은 보석기간 중에 달아나 IS 합류를 위해 시리아로 간 영국인 아부 루마이사가 서구 조직원을 모집하기 위한 목적으로 펴낸 것이다.
저자는 46쪽 분량의 이 책에서 지난해 6월 칼리프(이슬람제국 지도자)제 국가를 선포한 IS의 시리아·이라크내 점령지를 '음식' '날씨' '교통' '기술' '사람들' '교육' 등 주제별로 나눠 소개하고 있다.
신문은 이 책이 길에서 담배만 피워도 태형에서 심지어 사형까지 당할 수 있는 IS의 잔혹한 현실과는 매우 동떨어져 있다고 말한다. 대신 서구의 일상과 산물들을 그곳에서도 누릴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령 음식 소개에서는 케밥과 팔라펠 샌드위치 같은 중동 음식과 함께 "스니커즈, 킷캣, 바운티, 트윅스, 킨더, 캐드버리 등등도 다 있다"며 서양 초콜릿을 잔뜩 나열하기도 했다.
날씨를 기술하면서는 "아름다운 지중해성 기후" "숨이 멎을 듯한 풍경" 등 리조트 브로슈어와 같은 과장된 표현을 사용했다.
여러 페이지에 걸쳐서 달콤한 말들로 안락함을 약속한 이 책은 갑자기 협박에 가까운 섬뜩한 문구로 끝을 맺는다.
책 말미에는 "우리가 런던, 파리, 워싱턴의 거리로 가면 그 맛은 훨씬 더 씁쓸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너희를 피흘리게 할뿐만 아니라, 너희의 동상을 파괴하고 역사를 지우고 더 나아가 너희 아이들을 개종시켜 우리의 대리인으로 조상을 저주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쓰여있다.
영국의 반극단주의 싱크탱크 퀼리엄의 찰리 윈터 연구원은 인디펜던트에 "이 책은 IS 조직 차원에서 발간한 것이 아니라 개인이 쓴 것으로 보인다"며 "다분히 유치한 내용이라 선전 효과는 약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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