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오토바이ㆍ택시 소방차 사이서 주행
![]() |
△ 꽉 막힌 도로, 가야하는 소방차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중부소방서 대원이 명동 인근 거리에서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을 하고 있다. 이날 훈련은 긴급 상황을 가정해 중부소방서에서 출동, 상습 정체지역인 명동과 동대문을 지나는 경로로 실시됐다. 2015.5.20 hama@yna.co.kr |
서울서 소방차 길터주기 훈련…"시민의식 많이 개선"
차분히 멈춰 소방차 지나길 기다려…보행자들도 '일단 정지'
일부 오토바이ㆍ택시 소방차 사이서 주행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소방차가 출동하고 있습니다. 좌우로 피양(避讓·길 터주기)해주시기 바랍니다."
20일 오후 2시 정각. 이런 안내 방송과 '애앵∼'하는 요란한 사이렌 소리를 내며 지휘차·펌프차·구조버스·구급차등 소방차량 다섯대가 중부소방서를 출발했다.
이날 제398차 민방위 훈련에 맞춰 전국 정체구간 200여곳에서는 골든타임 5분 확보를 위한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이 실시됐다.
소방 차량은 퇴계로를 따라 회현사거리를 거쳐 소방서에서 약 4㎞ 떨어진 을지로입구역으로 향했다. 편도 3∼4개 차로인 이들 구간은 관광·상업 중심지인 명동과 남대문시장을 끼고 있는데다 대형 백화점이 두 곳이나 있어 자주 정체된다.
도로교통법상 긴급자동차에 대한 우선통행 규정에 따라 소방차량 등 긴급 자동차에 일반 자동차들은 길을 터줘야 한다.
이 시간 훈련 구간은 크게 막히지는 않았고, 차량들은 대체로 소방차량 선두에서 차로를 오가는 지휘차의 안내 방송에 따라 차분하게 좌우로 비키는 모습이었다.
차량들은 대체로 일단 멈춰 소방차량이 다 지나갈 때까지 기다린 뒤에야 비로소 출발했다. 편도 2차로인 퇴계로 지하차로 처럼 꽉 막힌 곳은 쉽사리 길이 트이지는 못했다.
보행자 신호 '파란불'을 받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시민들은 중앙선 인근에 멈춰 소방차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다만, 동대문시장 인근에서는 짐을 실은 퀵서비스 오토바이가 소방차 행렬 사이 사이를 '지그재그'로 아슬아슬하게 오가기도 했고, 명동역 인근에서는 소방차 행렬 사이에 낀 채 그대로 주행하는 택시도 있었다.
을지로2가 사거리에서는 소방차가 을지로3가 방면으로 통과하려는데도, 남산1호터널에서 청계2가 방면 직진 신호를 받은 차량 서너대가 신호대로 그대로 주행해 '멈추라'는 요란한 안내방송을 해야했다.
소방차량이 충무로역과 명동역을 돌아 목표 지점인 을지로입구역에 다다른 시각은 오후 2시 14분.
중부소방서 측은 "이 구간이 밀릴 때는 30∼40분이 걸릴 때도 있다"면서 이날 훈련에 대해 "시민들이 꽤 협조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신상돈 중부소방서 현장대응반 지휘팀장은 "대부분의 시민들이 협조를 잘 해줬다"면서 "남들보다 빨리 가려고 소방차를 뒤따라 오는 얌체족 차량도 없어 시민의식이 많이 개선됐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골든 타임' 확보를 위해 오는 6월 말께 출퇴근 시간인 오전 7시와 오후 7시 전후에 길터주기 훈련을 한번 더 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