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작은 거인' 슈퍼셀 CEO "성공의 비결은 자율성"
파나넨 서울디지털 포럼 강연서 "한국 게임업계 일원 되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모바일 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CoC)을 만든 슈퍼셀(Supercell)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일카 파나넨은 20일 "직원에게 가능한 많은 자율성을 누리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슈퍼셀의 성공 비결을 설명했다.
파나넨 CEO는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프라자(DDP)에서 SBS 주최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서 연사로 나서 ▲'셀' 조직 ▲완벽한 질을 위한 노력 ▲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등을 슈퍼셀의 성공 비결로 꼽았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2010년 6명의 공동창립자가 세운 슈퍼셀은 CoC를 비롯해 '헤이데이' '붐비치' 등의 모바일 게임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지난해 약 1조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급성장했다. 32개국에서 온 169명의 직원이 이룬 성과다.
'핀란드의 작은 거인'으로 불리는 슈퍼셀은 5명 내외로 이루어진 셀(Cell) 단위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셀은 아이디어 제안부터 게임 개발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주체적으로 수행한다.
파나넨 CEO는 "의도적으로 작은 조직을 유지하면서 의사결정 단계를 줄이고 각자가 자신의 일에 자율성과 책임을 가지게 했고 실패를 축하하는 퍼포먼스를 하는 등 각자의 역량을 마음껏 펼치도록 했다"며 "나는 직원들에게 '나를 가장 힘이 없는 CEO로 만들어 달라'고 말한다"고 조직 운영의 원칙을 설명했다.
그는 또 "테마파크, 머천다이징 등 우리 게임과 관련한 여러 제안을 받았지만 '품질'이라는 한 가지에 집중을 하기 위해 모두 거절했다"며 "우리가 하지 않아도 되는 불필요한 것들, 집중해야 하는 일 이외의 것들에 '노'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모바일 게임시장을 개척한 한국에 와 보니 겸손해진다'는 소감을 밝힌 파나넨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등이 한두 해 플레이되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몇 년이고 플레이어들의 사랑을 받는다"며 "5년 전 슈퍼셀을 창립하면서 장수 게임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한국 게임업체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슈퍼셀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만 TV 광고를 집행했다.
300억 원을 쏟아부은 이 광고에 대해 파나넨은 "우리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게임의 질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캐릭터에 더 친근감을 느끼게 되기를 원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파나넨 CEO는 "한 회사가 크게 성공하면 그 산업 생태계 자체에 도움이 되기 마련"이라며 "슈퍼셀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게임 업계와 함께하면서 한국 게임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고 한국 게임 업계에 먼저 손을 내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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