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계 유대인, 텔아비브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에티오피아계 유대인들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또다시 대규모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열었다고 예루살렘포스트 등 현지 언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위대 1천여명은 전날 저녁 텔아비브 시내에서 이스라엘 사회에 만연한 조직적 인종 차별과 경찰의 폭력성을 규탄하는 거리 행진을 했다.
이들은 "사회 정의", "인종차별 경찰 체포" 등을 외치며 이스라엘 정부에 인종 차별에 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이번 시위에 참가한 활동가 인바르 부게일은 "우리는 시위대의 어떠한 요구 사항도 충족되지 않아 이곳에 다시 왔다"며 "우리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계속 시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에티오피아계 군인을 폭행한 이스라엘 경찰관이 해임된 사실을 거론하면서도 "그 경찰은 해임이 아닌 징역형에 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위는 지난 3일 텔아비브 시내 라빈 광장에서 경찰의 에티오피아 출신 군인 폭행에 항의하는 대규모 폭력 시위가 벌어지고 나서 약 2주 만에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이번 거리 시위는 별다른 충돌없이 평화적으로 끝났다고 이스라엘 경찰 대변인은 전했다.
에티오피아계 유대인의 항의 시위는 지난달 26일 백인 경찰관 2명이 이스라엘 군복 차림의 에티오피아계 흑인을 과도하게 제압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촉발됐다. 이 영상에는 군인이 자전거를 타고 텔아비브의 경찰 통제구역을 지나가려다 제지당한 뒤 경찰에게 심하게 맞고 제압당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전체 인구 약 800만명의 이스라엘에는 13만5천500명의 에티오피아 출신 유대인이 살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1984년과 1991년 두 차례에 걸쳐 이스라엘로 넘어왔으나 주류 사회 진출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취업과 보수에서 차별을 당하는 등 이스라엘에서 '2등 국민' 처우를 받고 있다는 불만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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