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욱 "한중일 트리오, 하나의 음악 보여 드리겠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19 12: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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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왕·카미오 마유코와 한·중·일 3국서 투어
△ 포즈 취하는 피아니스트 김선욱 (서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5.19 xanadu@yna.co.kr

김선욱 "한중일 트리오, 하나의 음악 보여 드리겠다"

지안왕·카미오 마유코와 한·중·일 3국서 투어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한국과 중국, 일본을 대표하는 클래식 스타 세 명이 '트리오'를 결성해 한·중·일 투어에 나선다.

'젊은 거장'으로 불리는 한국의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중국 최고의 첼리스트 지안 왕, 2007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인 일본의 바이올리니스트 카미오 마유코다.

이들은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 국가대극원을 시작으로 오는 23일 상하이 콘서트홀을 거쳐 29일부터 내달 3일까지 교토, 시마네, 효고, 사세보, 도쿄 등 일본 5개 도시에서 공연한 뒤 한국 무대에 선다. 5일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6일은 경기도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관객과 만난다.

베이징 공연을 마치고 한국에 들른 김선욱(27)을 18일 예술의전당에서 만나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처음 트리오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것은 2012년 12월 말이었다. 지안 왕이 김선욱에게 이메일을 보내와 '한중일 트리오'를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김선욱과 카미오 마유코를 '가장 좋아하는(favorite) 연주자'라고 표현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지안 왕은 2010년 여름 대관령국제음악제에서 김선욱이 첼리스트 정명화와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를 연주했을 때는 공연이 끝난 직후 찾아와 연주가 좋았다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김선욱에게도 지안 왕은 어릴 적부터 음반으로 듣고 좋아했던 연주자다.

"지안 왕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음악가예요. 좋아하는 연주자와 함께 연주할 기회가 항상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굉장한 영광이죠."

김선욱은 "처음에는 음반으로만 보던 지안 왕과 함께 연주하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아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며 "축구 꿈나무들이 박지성과 같이 뛸 때 느낌이 이럴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은 세 사람이 협의해 정했다. 베토벤 피아노 3중주 5번 '유령'과 7번 '대공', 브람스 피아노 3중주 1번, 차이콥스키 피아노 트리오 '어느 위대한 예술가의 추억' 등 4곡이다.

한 공연에서 두 작품씩 연주한다. 서울 공연에서는 '유령'과 '어느 위대한 예술가의 추억'을 들려준다.

"트리오 형식에서 가장 중요하고 유명한 곡들입니다. 특히 '유령'은 베토벤의 창작 열정이 가장 왕성했던 중기의 대표곡이죠. 차이콥스키 트리오는 50분에 이르는 규모가 크고 화려한 작품입니다. 악기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기교와 패턴, 소리와 형식이 집약돼 있죠."

김선욱은 데뷔 이래 독주회와 협연뿐 아니라 국내외에서 다양한 편성의 실내악에 참여해왔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대관령국제음악제, '7인의 음악인들' 시리즈 등 한국에서만 해도 다양한 무대에 섰다. 8월에는 첼리스트 이상 엔더스와 듀오 리사이틀, 11월에는 일본에서 바이올리니스트 노부코 이마이와 함께 하는 피아노 트리오 연주가 예정돼 있다.

"학창 시절부터 실내악을 워낙 많이 하고, 좋아했어요. 실내악곡은 독주곡이나 협주곡보다 주옥같은 곡이 너무 많죠. 원래 피아노 치는 사람은 항상 혼자 연습하고 연주하기 때문에 다른 연주자와 같이하게 되면 굉장히 재미있고 즐겁죠."

특히 실내악에서 피아노는 "조율자"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이다.

"독주회는 피아노 혼자 80∼100분을 끌어가야 하기 때문에 관객과 일대일로 소통하죠. 내 음악관을 온전하게 전달할 수 있는 가장 편한 무대지만 그만큼 스트레스와 압박도 크죠. 오케스트라 협연에서 피아노는 다른 현악기와는 완전히 다른 종의 외딴 악기에요. 오케스트라와 협연자, 지휘자가 어떻게 호흡을 만들어가느냐가 중요한데, 사실 완전히 융화하기는 어렵죠. 오케스트라의 축소판이 실내악이에요. 훨씬 더 친밀하고, 피아노가 중심을 잘 잡아줘야 다른 악기도 편안하게 연주할 수 있어요."

이번 공연은 과거사와 영토를 놓고 갈등을 빚고 표류하는 한·중·일 3국 관계를 생각하면 의미가 남다를 법도 하다.

"그런 부분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는 않아요. 신문 1면에서 한·중·일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보곤 하지만 음악 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그런 벽이라는 것이 없죠. 음악이라는 언어는 하나이니까요. 국적과 언어가 다른 사람들이 만나 이렇게 소통할 수 있는 것이 음악 말고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은 듭니다."

한·중·일 트리오 완전체는 일본 공연에서부터 볼 수 있다. 중국 공연에서는 카미오 마유코 대신 클라라 주미 강이 함께 했다.

"따로 활동하는 세 명의 연주자가 모여서 각자 생각하는 음악적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서로 조율하면서 하나의 음악으로 만들어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이번 연주의 가장 큰 의미입니다. 같이 화음을 맞춰서 어우러지는 것이 실내악이니까요."

관람료는 3만∼10만원. 문의 ☎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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