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가톨릭 사제 성폭력 피해자에 잇따라 거액 보상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19 11:16:38
  • -
  • +
  • 인쇄
△ 미국 가톨릭 시카고 대교구 소속 프랜시스 케인 주교가 2014년 1월 성폭행 혐의 사제 신원과 혐의 내용을 공개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자료사진)

美가톨릭 사제 성폭력 피해자에 잇따라 거액 보상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가톨릭 교회가 사제 성폭력 범죄에 올바르게 대처하지 못한 데 대한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미국에서 3번째로 큰 가톨릭 교구인 시카고 대교구는 18일(현지시간) 교구 소속 대니얼 매코맥 전 신부의 아동 대상 성범죄 피해자에게 125만 달러(약 14억 원)를 보상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20대 후반인 피해자는 시카고 남부의 세인트 앨비 성당에 다니던 초등학교 4~5학년 시절 매코맥 신부로부터 반복적인 성폭행을 당했다며 지난 2012년 소송을 제기했다.

피해자는 유년시절 상처를 감추고 살다가 2011년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전직 풋볼 코치 제리 샌더스키가 8명의 소년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미국 사회에 파문을 일으키면서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피해자가 유년기에 믿었던 성직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오랜 시간 큰 고통을 받으며 살았다고 지적했다.

매코맥 신부에 대한 재판은 오는 26일 시작될 계획이었다. 이 재판에는 지난달 17일 선종한 전 시카고 대교구장 프랜시스 조지 추기경의 진술이 담긴 녹음파일이 증거로 공개될 예정이었다.

조지 추기경은 지난해 은퇴를 앞두고 가톨릭 교회가 오랫동안 비밀에 부쳐온 아동 성추행 혐의 사제들의 신원과 혐의 내용을 전격으로 공개해 교계에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조지 추기경은 "피해자들이 스스로에 대한 존엄성을 회복하고 살 수 있도록 교회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매코맥 전 신부는 시카고 세인트 아가사 성당에 재직 중이던 2005년 8월, 10대 소년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하지만 시카고 대교구는 성직자 보호 명목으로 그의 석방을 도왔다.

그는 또2006년 1월 유사 혐의로 다시 체포됐으며 결국 2007년 11월 성직을 박탈당했고세인트 아가사 성당에 재직하는 동안 5명의 미성년을 성폭행한 혐의를 인정했다.

변호인은 "이번 소송 사례는 지금까지 알려진 사례와 달리 매코맥 신부의 첫 목회지(1994~1997)인 세인트 앨비 성당에서 발생했다"며 매코맥 신부의 성범죄가 수면 위에 떠오르기 훨씬 전부터 시작된 사실을 지적했다.

2010년까지 확인된 매코맥 전 신부의 아동 성폭행 희생자는 23명에 이른다.

시카고 대교구는 작년 1월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사제 30명의 신원과 혐의 내용 등을 담은 총 6천 페이지 분량의 문서를 전격 공개하면서 "지난 25년 동안 피해자 측에 위로금 1억 달러(약 1천100억 원)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어 1월 말, 매코맥 신부로부터 8학년부터 11학년(한국 중2~고2) 때까지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했다며 시카고 대교구와 조지 추기경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에게 보상금 315만 달러(약 34억 원)를 지급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