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 실적 부진…주가는 올랐다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국 대기업들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가 상승과 달러 가치 하락 기대에 힘입어 미국 기업들의 주가가 올랐다고 보도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대 기업 중 92%의 주당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지만 여전히 부진하다고 WSJ는 평가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들의 올해 이익이 지난해보다 1.4% 늘어나는 것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톰슨로이터 IBES에 따르면 이는 2009년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15일(현지시간) S&P 500 지수는 2122.73라는 최고 기록을 세우며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 지수도 자체 최고 기록에서 0.09% 낮은 18272.56으로 마감했다.
주가에 반영된 낙관주의의 근거는 1분기에 악재로 작용했던 저유가와 달러 강세가 2분기에는 거꾸로 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9.69 달러로 거래를 마쳐 9주 연속 올랐다. 이는 지난 3월 기록했던 2015년의 최저치인 43.46달러에 비해 37% 오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달러 지수도 3월에 기록했던 최고치보다 5.8% 하락했으며 유로화에 대해서는 3월 최고점보다 8% 떨어졌다.
유가 상승은 지난 1분기에 실적이 감소했던 유일한 산업인 에너지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진다는 뜻이다. 달러 약세는 수출을 늘린다.
그러나 달러와 유가가 흐름을 다시 한번 뒤바꿀 수 있다. 그래서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실적 전망을 높이는데 주저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1분기의 부진한 실적으로부터 반등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WSJ는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AML)에 따르면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은 1.2%에 그쳤으나 2분기에는 2.5%, 3분기와 4분기에는 각각 3.2%를 기록해 올해 2.1%의 경제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실업률과 가계부채 수준이 낮고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
오펜하이머 펀드의 크리쉬나 메마니 수석 투자 책임자는 "2분기 성장 곡선이 현재 상황보다 실질적으로 나아지지 않으면 증시가 큰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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