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앞둔 경주 방폐장…"투명 공개·운영 최우선"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18 1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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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규범 준수…이중삼중 검사 후 적합 드럼만 지하 사일로로
국민 신뢰 제고위해 방폐장 개방…5월 들어 방문객 800명 넘어
△ 경주 방폐장 모의운전(연합뉴스 자료사진)

개장 앞둔 경주 방폐장…"투명 공개·운영 최우선"

국제 규범 준수…이중삼중 검사 후 적합 드럼만 지하 사일로로

국민 신뢰 제고위해 방폐장 개방…5월 들어 방문객 800명 넘어



(경주=연합뉴스) 이봉준 기자 = "종합 시운전을 통해 인수, 운반, 검사 등 방사성폐기물(방폐물) 처분의 전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며 만반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국민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안전에 대한 의견도 수렴해 방폐장을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이 최우선 방침입니다."

지난 15일 경상북도 경주시 양북면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경주 방폐장)' 건설 현장에서 만난 이종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은 방폐장의 투명한 공개와 운영을 누차 강조했다.

국내 첫 방폐장으로 내달 개장을 앞둔 경주 방폐장은 요즘 개장 준비로 바쁘다. 경주 방폐장은 준공이 마무리되는 6월 중순께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사용승인을 받은 경주 방폐장은 '방폐장 종합 시운전'으로 실제와 같은 운영 준비를 마치고 지난 4월 중순 규제 기관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최종 '처분 적합성' 검사를 통과하는 등 정상 가동을 위한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경주 방폐장 건설 사업은 2007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7년여에 걸쳐 모두 1조5천436억원이 투입돼 진행됐다.

◇ 철저한 국제규범 준수…이중삼중 검사 마치고 적합한 드럼만 지하로

전국의 원전과 병원 등지에서 나온 방폐물 드럼은 경주 방폐장 인수저장 시설에서 철저한 검사를 거친 뒤 안전성이 확보된 드럼만 지하 처분고로 보내진다.

방폐물은 경주 방폐장에 오기 전 한국수력원자력의 자체 검사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의 발생지 예비검사 등 2차례의 사전 검사를 받는다.

방폐장 인수저장 시설에 도착한 방폐물은 방사성핵종분석기와 엑스레이(X-ray) 검사 등을 통해 방사능 농도와 표면 오염여부 등 11개 항목의 정밀한 검사를 받는다.

인수검사가 끝난 방사성폐기물 드럼은 10㎝ 두께의 콘크리트 처분 용기에 16개씩 밀봉돼 운반트럭을 통해 처분 동굴로 이동한다.

운반트럭은 안전을 위해 방폐장 내에서는 시속 40km, 터널 내에서는 시속 20km 이하로 운행된다.

동굴 입구부터 경사 10도 가량의 내리막 터널을 따라 1.4㎞를 내려가면 지하 80m 지점에 방폐물의 최종 저장소이자 방폐장의 핵심 시설은 사일로가 있다.

사일로는 높이 50m, 지름 23.6m의 원통형 저장고로 자연 암반 위에 숏크리트(특수 시멘트), 방수시트, 콘크리트 사일로, 10센티 두께의 처분용기 등 다중 밀폐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개장을 앞둔 1단계 경주 방폐장에는 총 6개의 사일로가 건설돼 방폐물 총 10만 드럼이 처분될 예정이다.

방폐물 운반트럭이 사일로로 들어가려면 2개의 격리셔터를 통과해야 한다. 사일로 입구에서 운반트럭에 탑승한 방폐물 운반관리자가 운반 및 정치 관련 서류를 방사선관리자에게 제출, 검토가 이뤄진 뒤에야 비로소 첫 번째 격리셔터가 올라간다.

트럭이 안으로 들어가면 1차 격리셔터는 다시 내려지고 방호복과 덧신, 헬멧을 착용한 직원들이 방사선량측정기를 통해 운반 과정의 사고 유무와 오염도를 측정하고 '합격' 신호와 함께 비로소 사일로 반입이 허락된다. 사일로에 미치는 공기 흐름이 없음이 확인된 뒤에 2차 격리셔터가 개방된다.

사일로 구역에 들어선 트럭은 20톤짜리 '그리퍼(gripper)'라는 크레인을 통해 콘크리트 처분용기를 바로 쌓는 정치작업을 진행한다.

크레인 조정은 지상의 크레인조정반에서 시행한다. 컴퓨터로 세밀하게 진행되는 이 과정은 고도의 정밀함을 요구하는 작업이라 무엇보다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실제로 방폐물을 27단 높이로 쌓는 시연에서 맨 아래 처분용기와 맨 윗 처분용기의 오차는 7mm에 불과했다. 이는 규제 기준인 1cm에 못 미치는 것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다.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 정성태 본부장은 "지난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협약 회의에서는 경주 방폐장이 가진 실시간 방사선관리시스템이 우수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 실시간 방사선 관리…"국민 아이디어 받아 방폐장 개선"

이종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은 "방폐장을 안전하게 운영해 달라는, 특히 방사선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는 주민들의 당부를 가장 많이 받는다"며 "앞으로 국민에게 다양한 안전 개선 아이디어를 받아서 개선하고 또 개선되는 과정을 국민에게 직접 확인시켜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경주 방폐장은 지역 주민들이 방사선관리 활동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현재 부지 주변 10개소에서 실시간으로 방사선을 감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매년 부지 주변과 비교지점에서 시료 650여개를 채취해 방사선 감시활동을 하고 있다.

지상 시설인 인수저장시설 내부와 외부 역시 작업자들과 방문객들이 방사선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경주 방폐장은 방사선량을 법적 규제기준치인 연간 0.1mSv의 25분의 1수준인 0.004mSv수준으로 엄격히 관리한다. 이는 일반인의 연간 자연방사선량인 2.4mSv의 600분의 1수준이다.

경주 방폐장은 올해 운영을 계기로 1만5천명 이상의 방문객에게 시설을 공개할 계획이다. 방문 고객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모으고 국민들로부터 직접 제안도 받아 안전개선 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방폐장은 이달부터 지역 주민과 일반 시민이 가동전 안전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국민 신뢰 확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방문 신청을 받아 시설을 개방하고 있으며, 이미 800여명이 다녀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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