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 인재 어떻게 키우나…대광발명고에서 답을 찾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16 07: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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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첫 발명특성화고, 난상토론 일상화…5년간 특허출원 743건
각종 발명대회 휩쓸어 "노벨상 수상자 배출이 목표"
△ "발명가가 될래요"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 사하구 대광발명고등학교에서 발명가를 꿈꾸는 학생들이 교사에게 인공번개 실험장치에 설명을 듣고있다. 2015.5.16 <<지방기사참조>> ready@yna.co.kr

발명 인재 어떻게 키우나…대광발명고에서 답을 찾다

전국 첫 발명특성화고, 난상토론 일상화…5년간 특허출원 743건

각종 발명대회 휩쓸어 "노벨상 수상자 배출이 목표"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제50회 발명의 날'을 나흘 앞둔 15일 부산 사하구 대광발명고등학교.

2교시 수업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자 이승우(18)군 등 학생 3명이 '창업전시실'로 모여들었다.

잠시 뒤 김효상(55) 교사가 들어오자 열띤 토론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주제는 '인공 번개'.

빙 둘러앉은 이들의 한복판에서는 스위치를 누를 때마다 3만 볼트의 번개가 모형 자동차 위를 내리치는 장치가 놓여 있었다.

이 장치의 특허권을 보유한 김 교사가 원리를 설명하면 학생들은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기도, 때로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면서 10분의 휴식을 반납한 '번외 토론'은 진행됐다.

김 교사는 특히 발명대회 등을 앞두고 있을 때면 '번외 토론'을 하는 장면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귀뜸했다.

수업종이 울리면서 잔뜩 아쉬운 표정으로 토론을 마친 학생들을 따라 교실로 향하자 이 학교만의 특화된 수업인 '발명과 문제 해결'과목이 기다리고 있었다.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두고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특이한 점은 일반 학교와는 다른 책상 모양이었다.

학생들은 큰 팔각 테이블의 한 모서리를 차지하고 앉으면 다른 토론자들의 얼굴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테이블도 학교에서 '특허'를 가진 발명품이다.

바로 옆 교실에서는 40여 대의 컴퓨터 앞에 앉은 학생들이 무엇인가를 열심히 그리고 있었다.

포토샵으로 자신의 미래 모습을 이미지로 나타내고, 거기에 이름을 새겨놓는 '명찰 만들기'가 한창이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명찰은 평판 프린터로 인쇄돼 등하굣길 학생들의 가슴팍에 달리게 된다.

부산 대광발명고등학교는 지난 2007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발명 특성화 고등학교로 지정된 학교다.

이전에는 대광공업고등학교로 불렸지만 특성화 고등학교가 되면서 이름도 바뀌었다.

'거대한 도전! 창조적 변화'를 건학이념으로 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 아래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학교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조형물도 노벨상이다.

발명고등학교는 '발명전자과' '발병과학과' 2개 과에 모두 15개 학급으로 운영된다.

재학생은 모두 320명이다.

매년 202단위 수업 가운데 32단위가 발명에 관한 교육으로 채워져 있다.

3D 프린터, 평판 프린터, 3D 스캐너, 금속 고속 가공기, 대형 플로트, 3D 프로그램인 '솔리드 웍스', 발명디자인실, 발명 특허 실습실 등 발명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서 학생 누구든 아이디어만 있으면 이를 현실화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동안 거둔 성과는 놀랍다.

지난 5년 동안 학생 300여명이 모두 743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이 가운데 54건이 등록됐다.

아이디어 제안서는 무려 1만4천여건에 이른다.

지난 2013년부터 3년 연속 '부산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우수학교 1위를 차지했고, 금·은·동상도 매년 이 학교 학생들이 싹쓸이한다.

2012년에는 전국 15개 발명대회에서 70명의 학생이 수상했다. 2013년에는 15개 대회에서 115명이 수상했고, 2014년에는 19개 대회에서 155명이 상을 받는 등 해가 갈수록 학생들의 역량이 높아지고있다.

황진복 교장은 "발명교육의 불모지였던 국내에서 발명교육에 대한 가장 많은 노하우가 축적된 최고의 학교라고 자부한다"면서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여러 가지 직무를 하면서 단순 기능인이 아니라 직무발명을 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교사들의 수준도 매우 우수하다.

교사 개개인이 뛰어난 '발명가'이다.

이 학교 교사 34명이 출원한 특허가 743건이고, 그 가운데 40건이 등록됐다.

교사들이 집필한 발명 관련 교재만 46권에 이른다.

황 교장은 "발명교육뿐만 아니라 인성을 기르기 위해 한 학생이 매학기 한개 이상의 동아리 활동을 하게 하고, 내년부터는 창의력 향상을 위해 '명상교육'을 준비하는 등 전인적 인재육성을 목표로 부산 발명교육의 산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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