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국민, 전직 카르자이 대통령 시절 그리워해"
뉴욕타임스, 가니 현 대통령의 '채찍' 위주 정책 탓 지적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아프가니스탄에서 정권이 바뀐 지 불과 7개월여 만에 전직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퍼지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르자이 전 대통령은 경제 파탄, 대미관계 악화, 안보 불안 등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라는 과제를 남겼지만, 뒤를 이은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기대와 달리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불만만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문은 가니 대통령이 전임 정권 실책을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당근'을 배제하고 '채찍'만 휘두르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9월 말 취임 후 가니 대통령은 내각을 해산하고 주지사를 경질하는 등 대대적인 '해고' 작업에 집중했다. 이 가운데에는 아직도 후임을 찾지 못한 자리도 있다.
가니 대통령은 또 전임 정부의 후원세력을 해체하려 시도하면서 상당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의 감정을 악화시켰다.
문제는 가니 대통령이 지지세력 안에서도 적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내각 주요직과 최고위 고문 자리에 자신의 지지기반인 파슈툰족 인사들을 주로 등용하고 있으며 독단적인 정책 결정으로 정권 내부의 반발을 사고 있다.
가니 대통령의 대선 경쟁 후보로 권력분점에 합의한 압둘라 압둘라 최고행정관이 최근 정부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음을 인정하면서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점이 단적인 예다.
신문은 이 때문에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위태로운 통합'이 얼마나 유지될지에 대한 우려가 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카르자이 전 대통령은 대중의 시선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꾸준히 아프간 정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는 정계 원로와 정치가들, 전문가, 부족 지도자 등과 계속 교류하고 있으며 새 정권에서 소외된 주요 인사들을 초대하는 등 집권기에 해왔던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여기에 카르자이 전 대통령의 강한 카리스마와 능수능란한 정치적 수완도 국민의 향수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신문은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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