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익히기와 다문화인의 한국 적응 과정은 일맥상통"

<인터뷰> 김철웅 요넥스코리아 대표
6년째 연합뉴스 주최 '다문화가족 배드민턴대회' 후원
"배드민턴 익히기와 다문화인의 한국 적응 과정은 일맥상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배드민턴과 다문화. 둘은 전혀 다른 것 같지만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김철웅 요넥스코리아 대표는 14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6년째 전국 다문화가족 배드민턴대회를 후원하는 소감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이 대회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가 전국의 다문화가족이 배드민턴으로 소통하고 화합하게 하자는 취지로 2010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16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체육관에서 전국의 다문화가족 340가구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종사자 등 7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
김 대표는 배드민턴에 입문해 셔틀콕을 잘 칠 때까지의 과정이나 다문화가족이 한국에 들어와 정착하는 역정은 거의 똑같다고 설명했다.
"배드민턴을 하겠다고 라켓과 셔틀콕을 구입해 동네 클럽에 나가 보세요. 우선 클럽에 있는 사람들과 얼굴을 터야 합니다. 그러려면 인사하고, 바닥도 쓸고, 술잔도 기울이면서 어울려야 합니다. 그래야 난타라도 쳐주고, 게임이라도 짜 줍니다. 복장을 잘 챙겨 입는 것은 물론 경기 규칙을 준수하는 일은 기본입니다. 공공장소를 이용하는 만큼 타인을 배려하고 양보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이것이 건전하고 성숙한 배드민턴 내지는 스포츠 문화를 정착시키는 일이죠. 다문화인들이 국내에 들어와 정착하는 과정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는 "배드민턴 신입 동호회원으로 1∼2년 보내면 셔틀콕을 잘 치고 싶어 열심히 노력하고, 실력이 부쩍 늘면 클럽의 일원으로 자리를 잡고, 나아가 임원 역할도 맡아 하는 것이 이치"라고 강조하면서 "기존의 있던 회원들이 텃세를 부리고 깐깐하게 굴다가도 어느 순간 한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다문화인들도 한국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 이 같은 과정들을 잘 이해하고 적응해야 한다"고 비교했다.
다시 말해 건전하고 성숙한 스포츠 문화를 정착시키는 일과 서로 소통하고 배려하며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드는 일은 유사하다는 뜻이다.
이처럼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요넥스코리아는 지난 5년 동안 다문화가족 배드민턴대회에 라켓과 티셔츠 등을 전량 후원했다. 묵묵히 도우며 다문화가족 배드민턴대회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본 김 대표의 심경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요넥스는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배드민턴대회를 15년째 후원하는 이유죠. 스포츠를 통해서 소외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 이것이 요넥스의 기업 윤리입니다. 다문화가족 배드민턴대회 후원도 같은 취지에서 시작했습니다. 가정이 겪는 많은 문제를 다소나마 없애는 데는 스포츠만큼 좋은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문화가정의 화합을 도모하고 사회 적응을 돕는 데 기여한다는 생각에 큰 보람을 느끼며 후원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다문화가족 배드민턴대회 운영에 관한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질적인 향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가족끼리 서로 연습하고, 그러면서 서로 친해지고 단합하는 과정도 의미가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하루 즐기는 잔치로 끝날 것이 아니라 명실상부한 대회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가령 이 대회 우승자에게 전국대회 출전권을 준다든지, 아니면 국제대회에 나갈 수 있는 관문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사회적으로 관심을 높이려고 이벤트 형식으로 개최했다면 이제부터는 '성취동기'를 주는 대회로 발돋움했으면 합니다."
김 대표는 남·녀 단식, 혼합복식 등 단조롭게 진행하는 종목에도 변화를 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일부 외국에서 도입한 것처럼 모자팀. 부부팀. 나이를 합산해서 100세 이상팀, 다문화가정과 내국인 조합팀, 중국팀, 베트남팀, 인도네시아팀 등 여러 부문을 만들어 대회를 운영하면 훨씬 흥미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배드민턴 하면 요넥스를 떠올릴 정도로 용품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차지하는 요넥스코리아. 이 회사는 수입물품을 취급하는 동승통상, 국내 제조 판매를 하는 세양스포츠를 두고 있다. 여성 프로골퍼 김효주와 안선주 선수를 내세워 골프용품 판매에도 뛰어들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요넥스코리아는 이용대 등 한국의 내로라 하는 선수를 양성한 원천배 초등학교 배드민턴대회를 20년째 주최하고 있다. 또 50개가 넘는 크고 작은 배드민턴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지난달 끝난 요넥스컵 제34회 전국연합회장기 국민생활체육 전국배드민턴대회에는 전국에서 1천360개 팀 2천720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배드민턴의 관심과 열기를 높이는 데 앞장서는 한편 실업팀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복식 금메달리스트인 하태권 선수를 감독으로 영입했다.
배드민턴대회 후원과는 별도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높이려고 다양한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발이 불편한 사람을 위해 세상에 하나뿐인 신발을 만들어 주는 사업을 펼치고 있어요. 푸르메재단과 8년째 함께하고 있지요, 신발 한 켤레에 200만 원 정도 합니다. 또 목포의 사회복지법인 공생원, 구세군서울후생원,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서울시립아동병원 등을 돕고 있고요. 마포 장학재단에는 장학금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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