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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룬디 군부, '우리도 시민 봉기 지지해요' (부줌부라 AP=연합뉴스) 피에르 은쿠룬지자 대통령의 3선 출마에 반대하며 3주째 시민 봉기가 이어진 브룬디에서 13일(현지시간) 시민들이 수도 부줌부라에 나타난 탱크 주위에 모여 군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부줌부라에는 시위 진압에 나섰던 경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kjw@yna.co.kr |
부룬디 정국 혼미…쿠데타군-정부군 치열한 교전(종합2보)
"병사 시신 즐비…사상자 속출" 보도 잇따라…대통령 탄자니아 머무는듯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류일형 특파원 = 현직 대통령의 3선 출마를 반대하는 시위 끝에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중부 아프리카 부룬디에서 쿠데타군과 대통령을 지지하는 정부군 사이에 격렬한 전투가 벌어져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AFP·신화 통신 등 외신들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외신은 정부군이 쿠데타군에 장악됐던 수도 부줌부라 국제공항 등 주요시설을 탈환했다고 보도하는가 하면 일부 외신은 쿠데타군이 수도 부줌부라 대부분을 장악했다고 전하는 등 엇갈리고 있다.
정부군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부룬디 국영라디오 방송이 중단됐다는 외신도 나왔다.
탄자니아를 방문 중이던 피에르 은쿠룬지자(51) 대통령은 현재 다르에스살람의 비밀장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과 목격자들은 쿠데타를 지지하는 군대와 피에르 은쿠룬지자 대통령을 지지하는 정부군이 14일 아침 정부군이 장악하고 있는 국영텔레비전과 라디오방송국(RTNB) 콤플렉스 주변에서 치열한 기관총과 로켓포 공격을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방송국 근처에서는 중화기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고 부줌부라 도심 도로 곳곳에는 군인들의 시신이 목격됐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쿠데타군 소식통에 따르면 RTNB 콤플렉스는 프라임 니용가보 브룬디 육군참모총장이 이른 아침 국영 라디오를 통해 쿠데타가 실패했다고 발표한 뒤 공격을 받기 시작했다.
같은 날 정부군이 전날 니욤바레 장군이 쿠데타 성공을 발표한 민영라디오방송국 아프리카공영라디오(RPA)를 로켓포로 공격하고 불 질렀다고 언론 종사자들이 말했다.
그러나 양측의 피해상황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편 쿠데타군 베논 은다바네제 대변인은 전투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이날 오전 "우리는 사실상 도시 전체를 장악했다. 시가지에 배치된 군인들은 우리 편"이라고 AFP 통신에 밝혔다.
AFP 통신은 또 특파원과 방송국 관리자의 말을 인용, 쿠데타군이 정부군이 장악하고 있는 국영텔레비전과 라디오방송국(RTNB)에 공격을 개시한 뒤 라디오방송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방송국 건물 내에 있는 한 방송국 관리자는 전화로 "우리는 매우 심각한 공격을 받고 있다. 송신기가 끊어져 방송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화통신도 한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쿠데타군의 공격으로 RTNB 내부에 적어도 15명의 기자와 직원들이 갇혀있다고 전했다.
앞서 신화통신은 은쿠룬지자 대통령이 국영라디오를 통해 쿠데타 주모자들에게 항복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또 정부군이 쿠데타군에 장악됐던 부줌부라 국제공항을 탈환하고 집권여당 민주방위국민회의-민주방위군(CNDD-FDD) 본부가 있는 주 의회 의사당과 국영 TV 방송국과 라디오 방송국을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치안소식통은 다른 주에 주둔하고 있는 정부군 부대들이 상황을 장악하는 것을 돕기 위해 수도로 집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부룬디 정보국장에서 해임된 고데프로이드 니욤바레 육군 소장은 전날 부룬디 RPA 라디오방송을 통해 "은쿠룬지자는 더는 부룬디 대통령이 아니다. 정부는 해산됐다"고 쿠데타 성공을 선언했으나 부룬디 대통령실은 트위터를 통해 "쿠데타가 실패했다"고 부인한 바 있다.
니욤바레 소장의 쿠데타 발표는 은쿠룬지자 대통령이 부룬디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지역 정상회담을 위해 인접한 탄자니아에 도착한 몇 시간 후 나왔다.
쿠데타 발표 후 은쿠룬지자 대통령이 탄자니아를 떠나 부룬디로 출발했다고 밝혔던 탄자니아 대통령 경호실은 은쿠룬지자 대통령이 현재 항구도시 다르에스살람의 비밀장소에 있다고 밝혔다.
탄자니아 대통령 경호실 한 고위관계자는 "그는 다르에스살람에 있으나 장소를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쿠데타군 지도자 니욤바레 장군은 은쿠룬지자 대통령의 귀국 시도 소식 후 부줌부라 공항과 국경 봉쇄명령을 내렸다.
니욤바레 장군은 2006년 끝난 13년간의 내전 동안 CNDD-FDD 반군 지도자였던 은쿠룬지자와 함께 싸웠으며 내전이 끝나고 육군차장과 육군총장으로 승진한 뒤 케냐 대사를 역임했다.
부룬디에서는 여당이 피에르 은쿠룬지자 대통령을 내달 26일 치르는 대통령선거 후보로 확정한 4월 25일 이래 반정부시위가 계속돼 20여 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부상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유혈사태를 피해 부룬디에서 5만 명 이상이 주변국으로 피신했다.
부룬디 헌법은 5년 임기의 대통령을 중임으로 제한했지만, 은쿠룬지자 대통령은 자신의 첫 번째 임기 때는 의회에서 선출됐다는 이유를 들어 3선 도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엔과 아프리카연합(AU)도 은쿠룬지자 대통령이 3선을 위해 대선에 출마해선 안 된다고 못박았다.
인구 900만 명의 극빈국인 부룬디는 인접한 르완다에서 있었던 투치족과 후투족 간 유혈분쟁 여파로 1965년부터 1993년까지 내전이 이어져 최소 25만 명이 희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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