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로 210일 무기항 세계일주…김승진 선장 귀항(종합)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14 14:3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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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처음, 세계 6번째 성공…16일 당진 왜목항 입항


요트로 210일 무기항 세계일주…김승진 선장 귀항(종합)

국내 처음, 세계 6번째 성공…16일 당진 왜목항 입항



(세종=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김승진 선장(53)이 국내에서는 처음, 세계에선 6번째로 단독·무기항·무원조 요트 세계일주에 성공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10월 19일 충남 당진 왜목항에서 '아라파니호'를 타고 항해에 나선 김 선장이 오는 16일 왜목항으로 귀항한다고 14일 밝혔다.

김 선장은 바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세일링 요트를 타고 적도를 지나 피지, 칠레 케이프 혼,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인도네시아 순다해협을 거쳐 다시 왜목항으로 돌아오는 4만1천900㎞ 바닷길을 홀로 항해했다.

현재 무사히 서해에 진입한 아라파니호는 귀항 일정에 맞추려고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김 선장의 건강 상태도 양호하다.



현재 평택만 인근을 항해하고 있는 김 선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입항을 안 해서 실감이 잘 안 나지만, 멀리서 육지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할 때에는 드디어 '피니시 라인'(목적지) 가까이에 왔다고 직감해 울컥했다"고 말했다.

단독·무기항·무원조 요트 세계 일주 도전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으려면 여러 조건이 있다.

어떤 항구에도 정박하지 않고(무기항), 다른 배의 도움 없이(무원조), 홀로 요트 한 척으로(단독) 세계 일주를 해야 한다.

또 적도를 2회 이상 지나고, 모든 경로를 한쪽으로 통과해야 하며, 항해거리가 4만km 이상이어야 한다. 김 선장의 항해는 이 모든 조건을 이미 충족했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단독·무기항·무원조 요트 세계 일주에 성공한 사람은 5명뿐이다. 김 선장은 세계 6번째이자 국내 첫 단독·무기항·무원조 요트 세계 일주 성공자다.

김 선장은 1974년 단독 무기항 요트 세계일주에 성공한 일본인 호리에 켄이치씨의 자서전을 우연히 읽고 꿈을 키웠다.

그는 "보통 사람이 생각하지 못하는 무모해 보이는 목표에 인생을 걸고 담담하게 도전해 어려움을 극복해낸 점이 와닿았다"고 말했다.

무기항 요트 세계일주 도전을 결심하고 2001년 요트에 입문한 김 선장은 2010년부터 이번 세계일주를 본격 준비했다.

앞서 2010∼2011년 유럽 크로아티아에서 한국까지, 2013년부터 카리브해에서 한국까지 요트로 항해하는 등 경험을 탄탄히 쌓았다. 그럼에도 이번 도전은 험난했다.

배가 두 차례 뒤집혔고, 잦은 기계 고장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 상태로 과연 항해를 마칠 수 있을 지 걱정과 스트레스도 심했다.

김 선장은 특히 유빙을 '러시안룰렛'이라고 표현했다. 눈으로 잘 보이지 않고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지만 부딪히면 생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두운 저녁 안갯속에서 수십미터 짜리 큰 얼음 옆을 지나갈 때에는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고 한다.

이렇게 위기가 닥칠 때에는 마음을 다스려 극복했다. 마지막 성공을 하늘에 맡기고 마음에 여유를 가졌다.

김 선장은 "어차피 인간과 배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며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하늘이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유를 갖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국민의 아픔과 슬픔을 치유하고 우리나라에 새로운 희망을 전파하겠다는 취지에서 '희망항해'라는 이름을 달고 세계일주를 했다. 다큐멘터리 PD로 일한 경력을 살려 항해 전 과정을 스스로 촬영했다.

김 선장은 "더 많은 사람에게 요트 세계일주의 즐거움을 알리고 싶다"며 "요트 레이싱 팀을 구성해 세계대회에 출전하고, 여러 사람이 함께 항해를 떠나는 요트 군단을 조직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오는 16일 오후 3시부터 열리는 김 선장의 공식 입항식 행사에는 유기준 해수부 장관,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참여해 직접 김 선장을 맞이하고 격려한다.

유기준 해수부 장관은 "요트 세계 일주 성공으로 우리가 바다를 향해 재도약할 전기가 마련됐다"며 "김 선장은 해양 산업 종사자뿐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주는 위대한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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