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쓴 5·18 시민군, 접니다…북한군 왜곡 법적 대응"
광주시, 북한군 매도당한 사진 속 '복면 시민군' 2명 확인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광주시가 일부 세력이 "광주에서 폭동을 주도한 것은 복면을 한 북한군"이라고 왜곡했던 5·18 관련 사진 속 주인공들을 찾았다.
광주시와 5·18 역사왜곡대책위원회는 14일 "5·18 당시 복면을 쓰고 활동한 사진 속 시민군 2명을 최근 찾았다"며 "이들을 북한군으로 매도했던 왜곡세력에 대해 민·형사상 대응을 본격적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방석모에 얼굴을 수건으로 가린 채 지프에 올라타 있는 사진 속 인물은 임성택(52·사진 오른쪽)씨와 구모(51)씨로 확인됐다.
최근 임씨 등은 광주시가 '복면속 시민군'을 찾는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시를 찾아 사진속 인물임을 밝혔다.
임씨 등은 5·18 당시 시민군 기동타격대원으로 활동했다.
5.18 구속부상자회 회원이기도 한 임씨 등의 행적은 당시 수사기록과 판결문에서도 확인됐다.
임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른쪽에 흰 마스크를 쓴 마른 사람 나고 왼쪽은 한 조로 활동한 구씨다"고 말했다.
"사진은 광주 서구 농성동 한국전력공사 건물 앞 사거리를 지날 때 외신기자가 찍었다"고 임씨는 말했다.
임씨는 "날짜는 80년 5월 25일쯤이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5.18 당시 시민들이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 등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에 스스로 무장을 한 것은 5월 21일 이후다.
시민군으로 불린 이들은 자체적으로 한 조당 5∼6명씩 모두 7개조로 기동순찰대(이후 기동타격대)를 편성해 도청 사수와 시내 치안 유지 활동을 했다.
임씨 등의 모습도 이 활동 과정에서 외신기자에게 찍혔다.
1조에 편성됐던 임씨는 주로 양림동·학동·지원동 일대를 담당하며 계엄군 진입 동향을 파악하거나 강·절도 등 치안 유지를 위해 순찰을 돌았다.
임씨는 "지프를 타고 순찰 도중 병원에 급하게 가야 하는 사람들을 데려다 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당시 광주시내는 버스나 택시 등 정상적인 교통편은 없는 상태였다.
임씨는 "신군부가 무고한 시민을 총과 칼로 진압한 사실이 명백히 밝혀진 상황에서 시민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들었던 시민을 폭도, 간첩으로 매도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씨는 또 "이 사진은 1987년 이후 알려졌다"며 "상무대 법정 군사재판 때 어머니 방청 사진도 있는데 내가 북한군이냐"고 분개했다.
그는 이어 "5.18 역사를 왜곡하는 지만원 등 일부 세력에 대해서는 끝까지 법적대응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만원씨와 일부 세력들은 인터넷은 물론 지난해 발행한 '5·18 분석 최종보고서'와 대도시 순회강연 등에서 북한군이 광주시민을 선동해 폭동을 주도했고 이들은 계엄군 철수 이후 홀연히 사라졌다고 주장하면서 복면 쓴 시민군 사진을 근거로 들었다.
광주시는 5·18 왜곡, 폄하가 끊이질 않자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고 명예훼손의 피해자 특정 등을 위해 지난 3월부터 복면 시민군 찾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지프에 탄 복면 시민군 말고도 다른 복면 쓴 사진 속 인물 등도 광주시와 5월 단체 등에 관련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모두 9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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