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당국자들, 한국서 음주단속 노하우 배웠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14 05: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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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전위 대표단, 동대문서 심야 음주단속 현장 견학

베트남 당국자들, 한국서 음주단속 노하우 배웠다

교통안전위 대표단, 동대문서 심야 음주단속 현장 견학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더더더더…" 13일 밤 서울 지하철 2호선 용두역에서 신설동 방면으로 뻗은 왕복 6차선 도로에서는 경찰의 음주단속이 한창이었다.

그런데 이를 지켜보며 연방 사진을 찍어대는 10여명의 외국인들의 모습은 여느 음주 단속 현장과 다른 모습이었다.

이 외국인들은 깐깐하기로 유명한 한국의 음주단속 기법을 배우려고 한국을 찾은 베트남 교통안전위원회 대표단 일행이었다.

이들은 이삼만 동대문경찰서 교통안전계장을 상대로 질문세례를 쏟아냈다.

단속지점은 얼마나 자주 바꾸는지, 단속된 운전자가 반항하면 어떻게 조치하는지, 다른 지역으로 달아나면 음주운전 적발 전력을 확인할 수 있는지, 음주운전이 가장 많이 적발되는 요일과 일시는 언제인지….

응웬 쫑 타이 교통안전위 사무국장과 지역 사무실 직원, 공안, 베트남에서 청소년 교통사고 줄이기 운동을 벌이는 국제구호단체 '핸디캡인터내셔널' 관계자 등 12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은 50여분 동안 끊임없이 질문했다.

이날 동대문경찰서가 단속한 곳은 수요일 저녁에는 통상 시간당 200∼300대의 차량이 지나는 도로로, 장안동 유흥가와 인접해 있어 음주운전자들이 심심찮게 단속되는 곳이다.

이들의 질의응답이 이어지는 와중에 40대 남성 운전자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베트남 대표단은 경찰이 이 남성의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최신 IT 기술을 이용한 신원확인 기술과 음주운전 전력자의 데이터베이스 관리 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 계장 등이 휴대하고 있던 PDA에 운전자의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자 최근 3년간의 벌점 부과내역과 지문등록 상황, 사진 등 정보가 쫙 펼쳐져 나왔다. 베트남 대표단은 연방 감탄사를 터뜨렸다.

베트남 대표단이 이곳까지 와서 경찰의 음주단속을 견학한 것은 베트남에서 최근 수년 사이 음주운전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베트남의 연도별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2012년 1만2천명에서 2013년 9천500명, 2014년 9천명으로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사망자 중 음주운전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람이 차지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6%, 8%, 10% 등으로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제대로 집계되지 않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교통사고 사망자 중 음주운전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의 비율이 실제로는 전체의 20% 내외일 것으로 베트남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1시간여 견학을 끝낸 응웬 사무국장은 "최근 3∼4년간 우리 정부는 국제 구호단체 등과 협력해 교통사고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활동을 벌여왔고, 베트남 공안도 60개주 전역에 음주운전 단속 지침을 내려 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매일 단속이 이뤄지는 한국과 달리 2개월에 한 차례 또는 국경일 등에만 단발성으로 단속이 이뤄져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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