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크 안디잔 사태 10주년 '끝나지 않은 공포'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13 20: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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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반정부 시위 무력진압해 수백명 사상
UNHCR "비밀경찰, 지금도 사태 관련자 쫓고 있다"
△ 2005년 5월 13일 우즈베키스탄 안디잔 사태 당시 모습 (연합뉴스 DB).

우즈베크 안디잔 사태 10주년 '끝나지 않은 공포'

2005년 반정부 시위 무력진압해 수백명 사상

UNHCR "비밀경찰, 지금도 사태 관련자 쫓고 있다"



(알마티=연합뉴스) 김현태 특파원 = 우즈베키스탄 최악의 유혈사태로 기록된 안디잔 사태가 13일로 10주년을 맞았지만, 주민들의 공포는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당국의 정치탄압을 못 이겨 2006년 스웨덴으로 망명한 라시도프(가명)는 이날 중앙아시아 전문매체인 '유라시아넷'과 인터뷰에서 "망명자들은 고향에 남은 친척들이 다칠까 봐 안디잔 및 현 정권에 대한 얘기를 함구한다"고 밝혔다.

안디잔 출신의 또 다른 망명인은 "이제는 유럽의 민주주의, 우즈베키스탄 정부 모두 믿지 않는다. 누구와도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혹시 모를 도청과 미행을 염려하며 말을 아꼈다.

안디잔에서는 사태 이후 외국으로 도피한 사람의 친척을 경찰이 조사를 핑계로 10년째 괴롭히고 있다. 아울러 외국으로 도피한 사태 직접 관련자들은 우즈베키스탄 비밀경찰이 지금도 쫓고 있다고 키르기스스탄 주재 유엔난민기구(UNHCR) 사무소는 전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의 메이지 와이커링 연구원은 지난달 발표한 '우즈베키스탄 고문실태 보고서'에서 "안디잔에는 여전히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강하며 이 때문에 주민들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여전히 말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5년 5월 13일 인구 35만명의 우즈베키스탄 동부도시 안디잔에서는 정부군이 반정부 시위대를 무력진압하며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안디잔 사태는 현지 당국이 23명의 이슬람교도 사업가들을 헌법 파괴 및 범죄단체 구성 혐의로 재판에 넘기자 이들을 지지하는 무장세력이 교도소를 습격해 수천명의 재소자들이 탈출하면서 비롯됐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당시 사망자 수를 187명이라고 발표하고 사태를 과격이슬람 세력의 테러라고 밝혔으나 국제조사단의 조사는 허락하지 않아 아직 정확한 사태발생 경위와 피해자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지인들은 안디잔 사태를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의 장기집권 및 정치탄압에 맞선 시민봉기라고 주장한다. 서방 국가들도 반정부 시위를 무력으로 짖밟은 사태라고 비난하며 정부 발표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감금된 것으로 보고있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1991년 옛소련에서 독립 후 지금까지 우즈베키스탄의 권좌를 지키고 있다. 그는 정치 및 인권탄압 등의 철권통치로 악명이 높다. 카리모프는 이에 2013년 미국 유명 검색사이트인 어바웃닷컴(About.com)이 뽑은 아시아 최악의 독재자 가운데 하나에 들기도 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카리모프가 올해 3월 대선에서 승리하며 5년의 임기를 보장받은 만큼 안디잔 주민들의 고통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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