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공사현장 도로'…품질검사 위조한 복공판 깔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13 12: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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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도시철도 현장엔 일부 남아…위조·납품한 업체 대표 등 7명 입건

'아찔한 공사현장 도로'…품질검사 위조한 복공판 깔려

김포도시철도 현장엔 일부 남아…위조·납품한 업체 대표 등 7명 입건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지하철 등 전국 공사현장에서 도로를 대신해 임시로 설치하는 복공판 가운데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불량 중국산 제품이 공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불량 복공판이 납품된 곳은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인근 지하철 공사현장과 김포도시철도, 인천-김포 민자고속도로, 부산 천마산 터널, 수원-인천 복선전철 등이며, 김포도시철도 현장에는 아직도 불량 복공판 일부가 남아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품질시험기관인 'ㅅ'사와 공모해 중국산 복공판의 시험성적서 10장을 위조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여간 공사현장 14곳에 총 1만4천여장(약 33억원 상당)의 불량 제품을 납품한 'ㅇ'사 대표 유모(47)씨, 영업팀장 조모(38)씨 등 3명과 ㅅ사 부원장인 나모(68)씨 등 4명을 사문서위조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나씨 등 ㅅ사 임직원 4명은 조씨의 부탁을 받고 복공판 제품 시료를 시험하지 않은 채 ㅇ사가 요구하는 대로 하중계수와 미끄럼계수를 기재한 시험성적서 5장을 발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조씨 등은 과거 시험성적서의 시험일자와 시료채취장소 등을 오려내고 필요한 부분을 붙인 뒤 복사하는 방식으로 시험성적서 5장을 위조하라고 부하직원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ㅇ사가 중국에서 수입해 납품한 복공판은 최대 하중이 60t, 미끄럼저항계수가 50∼60이지만 위조된 시험성적서에는 최대하중이 70t, 미끄럼저항계수가 95 이상으로 적혔다.

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르면 복공판이 아래로 5㎜ 휘어질 때 최소 13.44t까지 무게를 견뎌야 하지만, 경찰이 실제로 해당 공사현장 중 4곳의 복공판을 표본으로 시험한 결과 7.26∼12.85t에서 5㎜ 이상 변형이 생겼다.

이 업체는 중국에서 제품을 들여오면서 수입확인 라벨을 떼어내고 직접 생산한 제품인 것처럼 위장했으며, 시공사들이 알아채지 못하도록 국산 제품과 섞어서 납품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시공사가 제품을 납품받은 뒤 품질검사기관에 시험을 의뢰하도록 하는 내부 규정을 지키지 않고, 납품업체에 품질검사를 해오도록 하는 관행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국내 품질검사기관이 150여 곳으로 난립해 있는 데다 1회 시험검사비가 100만원 이상으로 고액이기 때문에 품질검사기관이 시험을 의뢰한 업체의 요구를 쉽게 거절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시험성적서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가 없어 공급자의 양심에 의존하는 상황이며, 시공사 내부에서도 철저한 관리감독이 안 된다는 점도 사태를 키우는 데 일조했다.

불량 제품이 납품된 공사 현장에는 공사차량은 물론 일반차량도 통과하기 때문에 일반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김포도시철도 구간과 부산 천마산 터널에는 탱크·야포와 대형 물류 차량이 많아 붕괴 사고 위험이 있다고 경찰은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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