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문제로 미국-걸프국 동맹 '신뢰의 위기'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12 11:3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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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미국에 대한 걸프정상들 불만, 정상회의 앞두고 불거져"


이란 문제로 미국-걸프국 동맹 '신뢰의 위기'

NYT "미국에 대한 걸프정상들 불만, 정상회의 앞두고 불거져"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미국 백악관과 캠프 데이비드에서 13∼14일(현지시간) 열릴 미국과 걸프국가들 간의 정상회담에 걸프국 정상들이 잇따라 불참을 선언하면서 미국과 걸프국 동맹이 신뢰의 위기에 직면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1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을 비롯한 걸프국 정상들이 버락 오바마 정권에 대해 쌓아온 불만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불거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초청한 걸프지역 6개 왕정 정상 가운데 사우디, 오만,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정상이 불참 의사를 밝히고 왕세제 등을 대신 참석시키기로 했다.

현재까지 쿠웨이트, 카타르 2개국 정상만이 직접 참석하겠다고 밝혀 '반쪽 정상회담'에 그치게 될 전망이다.

불참 의사를 밝힌 정상들은 일정이나 건강상의 이유를 대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사실상 걸프국 정상들이 이란 문제 등을 둘러싸고 미국에 가져온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밀어붙이고 있는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면 적대국 이란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사우디의 정치 평론가인 압둘라 알-사마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정상회담 불참은 사우디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외교적 메시지"라며 "사우디가 오바마 정권에 마뜩지 않아 하며 특히 이란 핵에 대한 미국의 태도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사마리 평론가는 "사우디의 해법은 미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다른 강대국과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것이었다"며 "미국이 사우디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처럼 사우디도 미국과의 동맹에 가능한 한 덜 의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걸프국 정상들은 최근 걸프협력이사회 정상회담에 서방 정상 가운데에는 처음으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초청하는 등 '친불' 노선을 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에도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국가들은 여전히 미국의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동맹 외에 다른 선택지가 별로 없다고 NYT는 지적한다.

미국은 여전히 사우디군 훈련에 관여하고 있고, 양국 고위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테러 정보 등을 교환하고 있다. 사우디의 다른 동맹 국가 가운데 이러한 미국의 역할을 대신할 만한 상대도 없다는 것이다.

장 프랑수아 세즈네크 미국 존스홉킨스대 걸프정치경제학 교수는 "걸프 국가들은 미국이 대부이자 보호자이길 원한다"며 "그러나 그들은 자립해야 한다는 사실도 깨달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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