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에 워싱턴포스트까지 '활용'…아베 美연설 막전막후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10 20: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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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신문, 성사 및 준비 과정 상세히 보도
△ 미 의회에서 연설하는 아베 총리(AP.연합뉴스)

매케인에 워싱턴포스트까지 '활용'…아베 美연설 막전막후

요미우리신문, 성사 및 준비 과정 상세히 보도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미국 연방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성사를 위해 지난 1월 이스라엘에서 미국 대선후보 출신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 등과 만나 협조를 요청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중동 순방의 일환으로 지난 1월 19일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 예루살렘의 한 호텔에서 매케인 의원 등 연방 상원의원 7명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의회에서 연설할 수 있게 된다면 영광"이라고 말했고, 매케인 의원은 "꼭 실현시키자"며 호응했다.

작년 4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다녀간 직후부터 자신의 방미 구상에 돌입한 아베 총리는 미국 의회 연설을 그 핵심으로 규정하고 외무성에 사전 조정을 지시했지만 미측의 반응이 시원치 않았다. 그런 터에, 공화당이 장악한 미국 의회에서 '거물급'으로 평가되는 매케인의 지원 약속을 받은 것은 아베 총리 이스라엘 방문의 최대 성과였다고 총리 주변 인사는 전했다.

곧바로 아베 총리는 자신과 가까운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중의원 의원을 통해 연설 성사의 열쇠를 쥔 존 베이너 하원의장 쪽을 '공략'했다. 가와이 의원은 1월 22일 베이너 의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데빈 누네즈 하원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계의 지원을 받은 의원들이 (아베 총리 연설에) 문제를 삼을 가능성이 있다"며 연설 성사를 위해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후 미국내 한인 관련 단체들이 아베 총리의 의회연설 저지 운동을 전개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총리의 해외방문시 방문 직전에 발표하는 관례를 깨고 방미 출발(4월26일)까지 1개월 이상 남은 3월 23일,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의 기자회견에서 아베 방미를 정식으로 발표했다.

미국 의회 연설문 작성은 다니구치 도모히코(谷口智彦) 내각관방참여와 이마이 다카야(今井尙哉) 총리 비서관(정무 담당)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사전에 유출되면 한국과 중국 등이 연설 내용에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을 고려해 극소수 인원이 담당했다고 요미우리는 소개했다.

연설문 초안은 3월에 완성됐지만 아베 총리는 퇴고를 거듭했다. 특히 2차대전때 미국에 피해를 준데 대해 '깊은 후회(deep repentance)'를 표명하는 등의 역사인식 관련 내용에 대해 가장 많이 고심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반성'보다는 무게가 있고, 회개의 뉘앙스를 담은 단어인 'repentance'는 한국과 중국이 요구하는 '사죄'에 부정적인 입장인 아베 총리가 사죄에 가까운 인상을 주기 위해 선택한 표현이라고 신문은 소개했다.

또 군위안부 문제를 연설에서 언급하지 않기로 한 아베 총리는 3월 26일, 미국 유력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군위안부 피해자를 '인신매매의 희생자'로 규정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이는 연설에서 군위안부 언급이 없는데 대한 비판이 제기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미리 손을 쓴 것이라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지난달, 일본 현직 총리로는 9년만에 '공식 방문' 형식으로 미국을 찾은 아베 총리는 4월29일 연방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영어로 약 40분간 연설했다.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한 일본 총리는 그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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