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파냐?"…파키스탄 성지순례 신청서 문항 논란
사우디 정부 "우린 모른다" 공식 부인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당신은 시아파인가?"(Are you Shia?)
파키스탄 정부가 성지순례(하지) 신청서에 이슬람교의 종파를 묻는 민감한 질문을 처음 포함했다는 보도가 나와 인터넷상에서 큰 논란이 벌어졌다.
발단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일간 익스프레스트리뷴의 기사였다.
이 신문은 올해부터 이 질문이 신청서에 추가됐다면서 이는 시아파를 꺼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측이 비공식적으로 파키스탄에 요청한 데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익스프레스트리뷴은 한 파키스탄 관리의 말을 인용해 "(성지순례객을 받는) 사우디가 종파 구분을 하지 않은 하지 신청서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사우디는 1987년 하지 도중 벌어진 종파간 충돌이 재발하지 않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파키스탄은 수니파가 80% 정도로 시아파에 비해 비율이 압도적이지만 인구가 2억 명에 달해 이란 다음으로 시아파의 수가 많은 나라다.
이 기사가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사우디와 파키스탄 정부에 대한 비난이 커졌다.
그렇지 않아도 예멘 사태때문에 중동에서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이 고조한 마당에 성스러운 종교의식인 하지에까지 이런 종파 구분을 강요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하자 사우디 성지순례부는 급기야 5일 시아파를 확인하는 질문을 넣은 것은 전적으로 파키스탄 정부의 판단이며 사우디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여기에 이 질문이 올해 처음 포함된 게 아니라 적어도 2012년부터였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은 점차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그러나 과거엔 문제가 되지 않았던 질문이 올해 갑자기 종파간 차별 논쟁으로 번질 만큼 현재 중동에서 두 종파의 대립이 첨예해졌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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