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회비 등 1억6천만원 떼먹은 오케스트라 단장 덜미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07 16:4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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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 시작하자 '별세' 문자 보내고 잠적
모 정당 중진과 친분이 있다고 속여 공천 청탁금도 받아

보조금·회비 등 1억6천만원 떼먹은 오케스트라 단장 덜미

경찰 조사 시작하자 '별세' 문자 보내고 잠적

모 정당 중진과 친분이 있다고 속여 공천 청탁금도 받아



(구미=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자기 학력을 속이고 오케스트라를 만든 뒤 자치단체 보조금, 회비, 개인돈 등 1억6천여만원을 떼어먹은 경북 구미지역 한 오케스트라 단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모 정당 중진의원과 친분이 있다며 지방의원 비례대표로 공천해줄 것처럼 속여 거액을 뜯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7일 사기 등 혐의로 도모(5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도씨는 2009년 구미에서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단장을 맡았고 주부 등을 끌어들여 후원단체도 구성했다.

그는 후원회원 수십명에게 달마다 10만원씩 거뒀으나 입출금 내용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회비를 가로챘다고 한다.

구미시에서 보조금 560만원을 타낸 뒤 가족이나 아르바이트생 이름으로 인건비를 지급한 것처럼 속이기도 했다.

또 유사금융회사를 만들어 2명에게서 투자금 명목으로 1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케스트라 후원단체 회원인 A(47·여)씨에게 모 정당구미시의원 비례대표 공천을 받도록 해주겠다며 1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도씨가 평소 모 정당 중진 의원과 친분이 있다고 과시했기 때문에 철석같이 믿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러나 A씨는 공천을 받지 못했다. 도씨가 처음부터 공천을 줄 만한 위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평소 알고 지낸 여성 B씨의 알몸을 찍은 뒤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도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8월 도씨를 고소했다.

도씨는 평소 유명 사립대 출신이라고 얘기했으나 조사 결과 전문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기 등 전과가 11개에 이른다. 경찰이 지난해 수사에 들어가자 도씨는 잠적했다.

심지어 다른 사람 휴대전화 번호로 주변 사람에게 '오케스트라 단장이 별세했다'란 내용으로 자기 부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자살하려고 부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경찰에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발신 번호를 조작한 점 등으로 미뤄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벌인 자작극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출석에 불응한 채 도주했으나 추적에 나선 경찰에 지난 6일 대구 한 병원에서 붙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공천 청탁금은 빌린 돈이고 보조금은 착오가 있었을 뿐 횡령하지 않았다"며 다수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피해자 진술, 입금 내용 등으로 미뤄 도씨 해명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미경찰서 한 관계자는 "구미에서 많은 사람을 속이고 돈을 가로채는 등 죄질이 아주 나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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