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회복 기대 어려워…꽃 재배 포기해야 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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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짝 핀 장미꽃…화훼농가는 '울상'<연합뉴스 DB>> |
"가정의 달 대목인데"…닫힌 지갑에 화훼농가 '울상'
작년 세월호 참사 후 내수 침체…수출도 엔저로 고전
"당분간 회복 기대 어려워…꽃 재배 포기해야 할 판"
(음성·진천=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대목을 기대했던 5월도 수중에 쥔 것도 없이 물 건너가니 농사를 짓는 재미가 없습니다"
충북 음성군 삼성면의 한 화훼 농민은 농장에 활짝 핀 꽃을 보면서도 한숨을 내쉬었다.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화훼시장이 특수를 누리기는커녕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이맘때면 몰려드는 주문량을 맞추느라 진땀을 뺄 정도였지만, 올해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얼어붙은 화훼시장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충북의 대표적인 화훼단지가 있는 음성의 화훼집하장 상황은 암담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예년에 40억원 이상을 올렸던 연간 매출액이 지난해 3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도 작년보다 나아진 것이 없다.
이 집하장을 운영하는 음성 화훼 집하 영농조합법인의 배효정 대표는 "어버이의 날 등을 맞아 수요가 집중되는 카네이션 가격이 작년보다 떨어지는 등 올해 상황이 더 나쁘다"며 "아직 매출액이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지만, 작년보다 20% 이상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당분간 화훼시장은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가격 하락과 판매량 감소로 인건비도 제대로 건지지 못하는 탓에 농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장미를 주로 생산하는 진천 꽃수출 영농조합법인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2012년에 58억원을 기록했던 이 법인의 매출액이 작년에는 절반 수준인 33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생산량은 비슷하지만 주 수출국인 일본의 엔화가 급락하면서 매출액이 감소한 데다 내수시장도 시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 법인은 수출국 다변화 등의 대책을 마련했지만,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다.
이에 따라 일부 농가들은 꽃 재배를 포기하고 방울토마토 등 원예 농업 전환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의 한 농민은 "내수시장이 작년에 세월호 참사 이후 극심한 침체에 빠지고, 수출시장은 '엔저 폭탄'을 맞았다"며 "꽃 농사를 언제까지 해야 할 지를 고민해야 할 지경"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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