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던 회사 기술 빼내 중국에 공장 차린 일당 11명 적발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07 10: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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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부도난다"며 옛 동료들 이직시키고 기술자료·거래처 목록 빼내
중국서 만든 제품 헐값에 제삼국 수출…경찰, 무역위 제재도 요청
△ 다니던 회사 기술 빼내 중국에 공장 차린 일당 11명 적발 (수원=연합뉴스) = 경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A사 전 상무 김모(55)씨와 연구원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근무하던 회사에서 의자용 가스실린더 제조 기술을 빼내 새로운 회사를 설립, 동종제품을 만들어 해외에 판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은 경찰이 압수수색한 가스실린더 설계도면과 거래처 정보를 담고 있는 문서와 하드디스크.2015.5.7<<경기청 제공>> goals@yna.co.kr

다니던 회사 기술 빼내 중국에 공장 차린 일당 11명 적발

"곧 부도난다"며 옛 동료들 이직시키고 기술자료·거래처 목록 빼내

중국서 만든 제품 헐값에 제삼국 수출…경찰, 무역위 제재도 요청



(수원=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자신이 근무하던 회사에서 의자용 가스실린더 제조 기술을 빼내 새로운 회사를 설립, 동종제품을 만들어 해외에 판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A사 전 상무 김모(55)씨와 연구원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김씨가 설립한 국내 본사 법인과 중국 소재 생산공장 법인 등 법인 4곳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2004년부터 A사에서 근무해 온 김씨는 2012년 10월 퇴사하기 이틀 전 국내에 B사를 설립, A사의 가스실린더 제조기술을 빼돌린 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 생산공장에서 동종제품을 제작, 판매해 7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가스실린더는 가스의 압력과 팽창력을 이용해 높낮이를 조절하고, 무게를 지탱하는 부품으로 주로 의자나 자동차 트렁크, 비행기 선반 등에 들어간다.

김씨는 퇴사 후 이모(37)씨 등 연구원 5명과 서모(46)씨 등 영업담당자 5명에게 접근, "A사는 곧 부도가 날 것이다"고 포섭해 자신이 만든 B사로 이직시켰다.

이후 연구원들은 A사에서 가스실린더 설계도면 등 기술자료를, 영업담당자들은 해외 거래처 목록 등을 빼냈다.

입건된 영업담당자 중 한명은 퇴사 후에도 A사 간부의 메일 계정에 30여차례 접속해 거래처 정보를 빼낸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 등은 이 자료를 활용, 중국 현지 공장에서 가스실린더를 제조해 브라질, 중국, 베트남, 일본 소재 A사 기존 거래처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납품했다.

경찰 한 관계자는 "B사 중국 법인의 매출 내역이 정확히 조사되진 않았지만, 관련자 진술 등으로 미뤄 실제 부당이득 규모는 4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무역위원회는 해외 법인이 국내 업체의 산업기술을 이용해 제3국에 수출한 경우 WTO에 요청해 불공정 무역행위를 제재할 수 있다"며 "이번 사건도 B사가 A사로부터 산업기술을 빼내 해외 법인을 통해 제3국에 제품을 수출한 경우여서, 무역위원회에 제재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A사는 1990년부터 2010년까지 120억원을 투자해 독보적인 가스실린더 제조 기술을 보유하게 됐으며, 국내외 유명 의자 업체 등과 거래해 연간 8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해당 업체는 이번 사건으로 5년간 3천억원 상당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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