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인도 이전설' 부인속 생산량은 계속 감소
지역 경제계 "원만한 노사 관계 중요…이전시 지역 경제 큰 타격"
(인천·창원·군산=연합뉴스) 최병길 신민재 김진방 기자 = 제너럴모터스(GM)가 '아시아 수출기지' 역할을 부분적으로 한국에서 인도로 옮길 가능성을 시사한 외신 보도에 한국GM은 일단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로이터는 GM의 스테판 자코비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최근 인터뷰에서 인건비가 많이 오른 한국 대신 인도를 새로운 수출 기지로 정했음을 시사했다고 지난 4일 전했다.
자코비 사장은 인터뷰에서 "한국에 있는 공장을 닫을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면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국GM이 효율성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력한 노조는 큰 어려움"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인도에 대해서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집권 이후로 자신감을 되찾았다"며 "성장 잠재력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으며 구매력이 충분하다"는 상반된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GM 노사는 자코비 사장 발언과 관련, 호샤 한국GM 사장이 지난 4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듯이 한국에서 인도로 생산기지를 이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면서도 상황 전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사내외 일각에서는 GM 고위층이 최근 지속적으로 한국에서의 인건비 부담 상승과 경쟁력 저하 문제를 반복해 거론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호샤 사장과 자코비 사장은 지난 1월 열린 북미 오토쇼에서도 한국 자동차업계의 높은 인건비와 노사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인도 이전설'을 부인한 한국GM의 호샤 사장도 "인건비에 대해서는 우려가 크다"며 "한국 자동차산업의 인건비는 5년간 50% 올랐는데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급격히 인건비가 올라간 나라가 없어 한국은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국GM 인천 부평공장 관계자는 6일 "나라 별로 생산하는 차량 라인업이 다르다"며 "인도 시장의 전망이 밝은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 생산량을 모두 인도가 가져가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평소와 다름없이 생산업무를 하고 있다"며 "다만 미국 본사와 다른 해외 생산기지에서 한국 자동산산업 노조를 강성으로 보는 경향이 있고 임금이 가파르게 인상되는 것에 대해선 우려의 시선으로 보는 것은 사실"이라고 걱정했다.
한국GM을 대표하는 경승용차인 스파크와 전기차 스파크EV를 생산하는 창원공장 관계자는 "앞으로 차세대 스파크를 창원공장에서 생산하게 되면 기존 생산 물량까지 다 감당할 수 없어 현재 모델은 인도공장에서 생산하게 되는 것을 잘못 해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금속노조 한국GM지부는 인터뷰 내용의 사실 관계를 파악하며 내부적으로 노조 입장을 정리하는 중이다.한국GM지부 부평지회 관계자는 "현재 해당 발언의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군산지회 관계자는 "이전 계획이 결정된 것이 아니어서 지켜보는 상황"이라며 "군산공장은 그동안 교대 근무 개선 등 각고의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좋은 방향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강력한 노조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자코비 사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호샤 사장마저도 인건비 상승이 가파르다는 점을 지적하며 한국이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밝힌 대목에 무게를 두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국GM의 생산량은 2005년 연간 115만대를 제조하다 2014년에는 63만대로 급감했고, 시장조사기관 IHS는 2025년에는 36만5천대 수준으로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을 정도이다.
한마디로 외국 자동차 업체 입장에서는 생산기지로서 한국에 대한 매력을 잃어가고 있는 셈이라 할 수 있고, 이에 따라 특별한 변화가 없는한 'GM 철수설'은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나올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게 중론이다.
지역 경제계는 한국GM 노사가 원만한 노사 관계를 형성, 공장 해외 이전이 아닌 국내 공장 확장이 이뤄지기를 기대했다.
인천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GM이 해외 이전 또는 축소되면 지역 경제는 엄청난 타격을 받는다"면서 "노사는 대립이 아닌 상생의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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