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노인병원, 새 수탁자 모집 전에 문 닫히나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5-03 07: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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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누적·간호사 이탈로 폐업 위기…병원장 "내달까지만 운영"
△ 청주노인병원 운영자 위탁 포기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노사갈등으로 파행을 겪고 있는 청주노인병원 한수환 원장이 위탁운영 포기서를 제출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사진은 청주시 서원구 청주시노인병원 모습. 2015.3.19 vodcast@yna.co.kr

청주시노인병원, 새 수탁자 모집 전에 문 닫히나

적자 누적·간호사 이탈로 폐업 위기…병원장 "내달까지만 운영"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청주시노인전문병원이 폐업 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수탁 포기를 선언한 노인전문병원 민간위탁운영자(씨엔씨재활요양병원)가 적자 심화와 의료인력 공백을 이유로 새로운 수탁자 모집과 관계없이 내달 말에는 병원 운영에서 손을 떼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한 모 씨엔씨재활요양병원장은 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고 의료인력도 빠져나가 혼자서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며 "이달 말이나 다음 달까지만 운영하고 폐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원장은 "직원들에게 이런 사정을 공지할 것"이라며 "어떤 회사든 문을 닫기 전에 직원들에게 알리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1명이 사직해 간호사가 7명으로 줄었다. 비노조원 간호사 4∼5명도 이달 내 사직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규정상 환자 18명당 간호사 1명이 근무해야 한다. 노인전문병원 입원 환자는 130명 정도여서 7∼8명의 간호사가 필요하다. 현재 간호사 인력은 턱걸이 상태인 셈이다.

그런데 사의를 밝힌 간호사들이 실제 사직하면 의료 인력에 큰 구멍이 생긴다.

비노조원 간호사들과 간호조무사, 간병사 등 노조원들은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인력이 줄면 요양급여 청구액이 삭감돼 적자 폭이 더 커진다는 것이 한 원장의 설명이다.

노인전문병원은 공과금과 4대 보험료 등 체납 비용도 수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원장은 수탁 포기 선언에도 협약서상 새 수탁자가 나올 때까지 병원 운영을 책임져야 한다.

'6월까지 한시 운영'을 언급한 것은 법적 책임도 회피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청주시는 간호사들의 도미노 퇴직 가능성 등을 파악하고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시가 조만간 노인전문병원 민간위탁운영자 2차 공모 공고를 할 예정인 가운데 2차 공모에서 적임자가 나타나면 새 수탁자와 한 원장과의 인수인계가 이뤄져 흔들리는 노인전문병원이 새 출발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

그러나 2차 공모가 무산되고 한 원장이 폐업을 강행하면 노조원들의 반발 등 대혼란이 예상된다.

폐업이 현실화되면 입원 환자들은 다른 요양병원으로 옮겨야 해 이 과정에서 상당한 불편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노인전문병원 정상화를 위해 지역으로 국한된 민간위탁운영자 응모 자격을 충북 전체 및 전국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만약 2차 공모가 무산되면 개정 조례를 근거로 3차 전국 공모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례 개정 등 일정상 다음 달 말까지 3차 공모를 마치는 것은 불가능해서 한 원장의 '폐업 발언'에 대한 시의 대응이 주목된다.

한 원장 측은 "시와 많은 얘기를 나눠야겠지만, 일종의 개인 파산으로 보면 될 것"이라며 "공공병원을 표방하지만, 수탁자 개인에게 100% 책임이 있다 보니 누가 와도 자기 돈을 써 가면서 병원을 운영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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