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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 연합뉴스=DB) |
터키 이스탄불 곳곳서 노동절 시위…도심 마비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터키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 곳곳에서 1일(현지시간) 노동절 시위가 벌어져 도심이 마비됐다.
경찰은 이날 새벽부터 노동절 시위의 상징적 장소인 이스탄불 시내 탁심광장에만 1만여명을 배치하고 광장 주변에 철제 차단벽과 물대포 차량 등을 동원해 시위대 진입을 전면 차단했다.
아르메트 다부토울루 총리는 이날 탁심광장에는 노동절 학살 사건을 추모하는 상징적 행사만 허용하겠다며 시위를 원천봉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당국은 광장 인근 지역까지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했으며, 이스탄불의 아시아 지역 시위대가 유럽 지역 도심으로 진입하는 것을 막으려고 보스포러스 해협을 건너는 대중교통인 선박 운항도 취소했다.
이에 따라 탁심광장에는 노동계 소수 인사만 출입이 허용돼 노동절 학살 추모행사가 열렸다. 1977년 노동절 시위 때 탁심광장 인근 호텔에서 극우주의자가 시위대에 총을 난사해 34명이 숨졌으며 이 사건을 계기로 탁심광장은 노동절 집회의 상징이 됐다.
시위대는 도심 진입이 차단되자 여러 주변 지역에서 시위를 벌였고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탄, 고무탄 등을 쏘며 진압해 충돌을 빚었다.
탁심광장에서는 터키공산당 당원 20여명이 기습 시위를 시도하다 경찰에 연행됐다.
터키진보노조연맹(DISK) 아르주 체르케졸루 위원장은 "5월 1일은 행동의 날이 아니라 기념일"이라며 "정부의 탁심 차단은 불법"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학살 사건 이듬해인 1978년부터 노동절에 탁심광장에서 집회를 열지 못하도록 했으며 노동절을 공휴일로 지정한 2009년부터 집회를 허용했으나 2013년부터 다시 광장을 봉쇄해 매년 격한 충돌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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