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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충북 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27일 충북도청에서 이란의 오리엔탈 메디신 컨소시엄과 20억불(2조1천520억원)의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시그마알드리치 한국지사 측은 당시 박홍철(맨 오른쪽) 지사장이 협약 체결을 축하하러 행사장에 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2015.4.27 <<충북도 제공>> ks@yna.co.kr |
美 시그마알드리치 "충북도, 멋대로 투자자 명단에 포함"
"축하해주러 갔는데 충북도가 투자 협약자로 둔갑시켜 황당"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충북 경제자유구역청이 이란의 오리엔탈메디신 컨소시엄과 투자 협약을 추진하면서 미국 기업인 시그마알드리치를 멋대로 끼워넣은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충북 경제자유구역청(이하 경자구역청)은 지난 27일 도청 소회의실에서 이란의 오리엔탈메디신 컨소시엄과 20억불의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오는 10월 청주 오송에 전통의학공동연구소를 설치하고 향후 10년간 20억불을 투자하겠다는 게 협약의 핵심 내용이다.
도는 당시 보도자료에서 "오송에 유치한 이란의 전통의학공동연구소는 세계 1위 바이오 연구기관인 시그마알드리치의 바이오 기술과 이란 컨소시엄 자본의 합작으로 설립된다"고 밝혔다.
전상헌 충북 경자구역청장도 지난 29일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세계 100여개 국가에 판매망을 갖춘 시그마 알드리치가 자본을 투자하는 것은 아니지만 협약에 동참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박홍철 시그마알드리치 한국지사장도 참석했다. 이 때문에 충북 경자구역청의 발표처럼 이란 자본과 미국계 기업인 시그마알드리치가 오송에 공동 투자하는 것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시그마알드리치 한국지사 측은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번 협약 체결과 관련,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한국지사 측의 한 관계자는 "박 지사장이 협약식에 초청받아 축하해 주러 갔을 뿐"이라며 "미국 국기가 걸려 있고 해서 많이 놀랐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그마알드리치는 이란의 오송 투자와 무관하며, 충북도와 어떠한 논의를 한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어제 충북 경자구역청의 보도자료를 넘겨 받아 살펴보니 시그마알드리치가 주도적으로 투자에 참여한 것처럼 돼 있어 굉장히 놀랐다"고 덧붙였다.
충북 경자구역청도 지난 29일 항의를 받고 시그마알드리치를 투자 협약 대상에서 뒤늦게 제외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 경자구역청의 한 관계자는 "박 지사장에게 (행사장에) 오셔서 사인만 해 달라고 부탁한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란의 투자 유치를 추진할 당시 이봉희 시그마알드리치·가천대학교 공동재생의학연구소장에게 부탁해 시그마알드리치를 협약식 전면에 내세우려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투자 협약에 대한 협의를 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SPC(특수목적법인) 설립을 위한 200만달러가 다음 달 말 이란에서 국내로 들어온다"며 "이란의 오송 투자는 이상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봉희 소장과 협약식 문구까지 상의했지만 정작 시그마알드리치와는 투자 문제를 협의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상헌 충북 경자구역청장은 "박 지사장이 협약 체결식에 와서 사인까지 했는데 자신은 무관하다는 게 무슨 소리냐"라며 "시그마알드리치가 충북도와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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