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배의 현장' 둘러본 日학생들 눈에 진지함 가득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4-30 12:3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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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청년포럼 참가한 양국 학생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방문

'식민지배의 현장' 둘러본 日학생들 눈에 진지함 가득

한일청년포럼 참가한 양국 학생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방문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예? 정말 감방 하나에 30명이 갇혀서는 선 채로 잠을 잤다고요?"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가 빠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의회 연설이 계속 논란이 되던 30일, 한국과 일본의 청년 14명이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았다. 일제 강점기 한반도 식민지배의 일면을 보여주는 곳이다.

이들은 일본 시민단체 '2015 한일관계재설정캠페인 실행위원회'가 마련한 한일청년포럼 참가자들로,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보추협)의 도움을 받아 5월1일까지 한국에 머무르며 양국 역사와 관계가 있는 장소들을 방문한다.

박경목 역사관장은 이날 모인 양국 학생들에게 "서대문형무소는 일제 강점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건축물"이라며 "당시 일제가 자신들에게 저항한 정치범을 어떻게 다뤘는지 보면서 제국주의 일본이 어떻게 식민지를 지배했는지에 대한 단면을 여러분이 알게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독립투사들이 수감되고 고문당한 서대문형무소를 둘러보던 학생들은 사진조차 거의 찍지 않을 정도로 진지했다. 일본어로 진행된 해설사의 설명을 꼼꼼히 필기하는가 하면 아예 설명 전체를 녹음하는 학생도 있었다.

일본 학생들은 사형장 지하와 시신 수습실 등이 풍기는 음습한 분위기에 눈을 크게 뜨고 내부를 두리번거리며 살폈다. 한 학생은 수감자를 거꾸로 매단 채 양동이에 머리를 집어넣는 물고문 장면을 재현한 모형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으악" 하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좁은 감옥에 30명가량이 한 방에 수감되면서 공간이 비좁아 선 채로 잠을 청했다거나 양동이에 용변을 받아 처리했다는 역사관 측 설명을 들을 때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역사관 방문이 이날로 두 번째라는 대학생 나카무라 모모코(21·여)씨는 "처음 역사관을 찾았을 때 정말 무섭고 충격적이었던 느낌이 떠오른다"며 "이렇게 한국 학생들과 함께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 좋지만 서로 어려운 문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야만 하는 상황이라는 점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일청년포럼 참가자인 건국대생 이승한(26)씨는 "일본 친구들은 학교에서 식민지배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않아 한국인들의 반일감정을 아쉬워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알고 나면 우리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잘못을 인정한다"며 "우리도 다짜고짜 반일감정을 갖기보다 친절하게 설명해주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포럼에 참가하는 한일 양국 청년들은 전날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수요집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들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 이어 정대협이 운영하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교육부 산하 역사왜곡 대응기구인 동북아역사재단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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