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국 정상들과 스킨십 나누며 과감한 행보 보일 가능성
<김정은 방러 움직임> ③김정은 리설주와 전용기 탈까
북러 양국 정상회담 이후 다자 외교무대 등장 여부 주목
참가국 정상들과 스킨십 나누며 과감한 행보 보일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다음달 러시아 방문이 유력한 가운데 이동 수단과 러시아의 의전 등 그의 '외유'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실현된다면 '은둔 국가' 젊은 지도자의 첫 공개 해외 활동이라는 점에서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국제사회의 시선을 끌 것으로 보인다.
먼저 평양에서 러시아 모스크바까지의 이동 수단이 관심이다.
두 도시간 비행기로는 약 아홉시간, 열차로는 일주일 가량이 걸린다.
소요 시간상 장단을 떠나 북한 최고지도자의 이동 수단에는 통치 스타일이 반영된다는 점에서 그가 전용기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각별한 전용기 사랑은 유명하다.
그는 지난 2월 평양 주택단지인 '미래과학자거리' 건설 현장 시찰에 전용기를 활용한 것을 비롯해 각종 시찰에 과감히 비행기를 이용해왔다. 전용기 내부 공개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이는 과거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고 권좌에 오른 이후 지방 시찰은 물론 해외 방문 때도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고 전용 열차를 이용한 것과는 정반대 모습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이러한 과시적 행동은 1984년생인 젊은 나이나 개방적 성격, 스위스 유학 등 외국 생활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전용기를 자신들의 국제적 위상을 과시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면서 "김정은의 개인적 선호나 성격을 고려하면 비행기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김일성·김정일의 전통을 잇는다는 차원에서 열차 이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부인 리설주의 동행 여부도 관심사다. 주로 서양식 정장 차림으로 '개방' 이미지를 대변해온 리설주에게 세련된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을 맡겨 국제무대에 처음 나서는 부담을 나눌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김정일 위원장이 외국 방문시 부인을 동반한 사실이 알려진 바 없어 리설주가 동행한다면 그 자체로 시선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은이 부인과 함께 각종 행사에 나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국제 사회에서 고립된 이미지의 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각국 정상들 사이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주목된다. 참가국 정상과 스킨십을 피하지 않는 등 과감한 행보를 보이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그가 공식 연설 등에서 일부 영어를 활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스위스에서 유년기를 보낸 그는 영어로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러시아가 사진 촬영이나 발언 순서 등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을 어떻게 대우할지도 주목된다.
장 연구원은 "김정은이 적극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자기 과시, 홍보 효과를 노릴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도 "러시아로서는 가장 이벤트가 될 수 있는 부분이 김정은의 참석인 만큼 상당히 앞쪽에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조선중앙통신이나 노동신문 등 북한의 각종 매체들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어떻게 조명할지도 관심사다.
안전에 대한 불안으로 외국 방문을 비밀리에 진행했던 김정일 위원장의 경우 과련 보도는 대개 이동이나 행사가 마무리되고 나오곤 했다.
하지만 근래 북한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통치 행보를 적극 홍보한 점에 비춰 이번 러시아 방문에 대해 '실시간'에 가깝게 보도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 교수는 "김정은 시대 들어 그의 활동을 북한 매체가 상당히 상세히, 그리고 신속하게 보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방러가 이뤄진다면 미리 대대적으로 북한이 알리고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과연 다자무대에 나올 것인지 아니면 러시아와 양자 회담 정도만으로 마무리할 것인지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측면에서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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