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백의 골초' 독일 전 총리, 이색 흡연 인터뷰 눈길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4-30 00: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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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백의 골초' 독일 전 총리, 이색 흡연 인터뷰 눈길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헬무트 슈미트(96) 전 독일 총리는 1974년부터 1982년까지 독일 총리를 지낸 과거 사회민주당(SPD)의 간판 정치인이자 독일인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전직 총리이다.

그러나 많은 독일인은 항상 입에 담배를 물고 있는 '골초' 슈미트를 먼저 떠올리기도 한다.

독일 제1 공영 TV ARD가 28일 밤(현지시간) 그와의 특별한 인터뷰를 내보냈다. 유명 여성 진행자인 잔드라 마이슈베르거의 TV 토크쇼는 슈미트가 앉은 옆자리에 협탁을 준비하고 재떨이를 올려놨다.

흡연 인터뷰를 허용한 것이다. 방송은 시작과 함께 담배 연기를 내뿜는 슈미트 전 총리의 모습을 비췄다.

망백(望百)의 슈미트는 예의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레이노 브랜드의 멘솔 담배를 물고 마이슈베르거의 질문에 거침없는 대답을 이어갔다.

심심찮게 언론에 나와 독일의 국내 문제와 대외 정책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가감없이 밝혀왔기 때문에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그의 말은 그저 경륜이 풍부한 과거 정치인의 '안목'을 엿보는 기회를 제공할뿐 별다른 영향력이 없기도 하다.

따라서 오히려 관심은 그의 흡연에 모아졌다.

마이슈베르거는 인터뷰에 들어가기 전 전자담배를 권하는 재치를 보였으나, 슈미트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협탁에 그냥 둔 채 인터뷰에 들어갔다.

슈미트는 인터뷰가 시작되자 우크라이나 사태, 그리스 문제, 독일 정치 흐름 등에 관한 질문에 답하면서도 연신 담배에 불을 붙이느라 바빴다. 떨어질 듯 위태로워 보이는 담뱃재를 재떨이에 털거나, 때로는 옷에 날린 재를 떨쳐내며 매무새를 고쳤다.

카메라에 잡힌 클로징 이후 장면까지 합쳐서 모두 1시간 13분 57초의 방송 시간 동안 슈미트는 꼬박 10개비를 피웠다.

압권은 클로징 직전 마이슈베르거가 선사한 전자담배를 시험삼아 두차례 힘껏 빨아들이고 나서 "너무 피우기가 힘드네요. 나는 그냥 담배가 더 좋아요"라고 한 슈미트의 마무리였다.

슈미트 전 총리는 평생 단 한 차례 빼고는 금연 시도도 하지 않았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너무 배가 고파서 자신의 담배와 감자를 바꿨던 경험이 그 한 차례다.

슈미트는 이날 토크쇼에서 "100세까지 살겠다는 생각이 없지만, 그 나이까지 살고 말고를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노릇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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