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인권경영 권고 불수용…"자체규정으로 이행"(종합)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한국거래소가 공공기관 지정이 해제됐다는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경영 가이드라인 적용 권고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위는 공기업 30곳과 준정부기관 87곳에 '인권경영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체크리스트'를 활용한 자가점검으로 인권 취약부분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지난해 말 권고한 결과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을 제외한 115곳이 이를 수용했다고 28일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31일 인권위에 불수용 방침을 통지하면서 "한국거래소는 올해 1월 기획재정부 고시에서 공공기관 지정이 해제됐다"는 이유를 밝혔다. 한국거래소의 자회사인 한국예탁결제원도 준정부기관에서 기타공공기관으로 변경 지정됐다는 이유로 권고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주요 기관이 기관 성격이 변했다는 이유만으로 인권위 권고를 수용하지 않을 수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속경영학회 회장인 박기찬 인하대 교수는 "지금은 공공기관뿐 아니라 사기업들도 사회책임경영(CSR) 등 이름으로 인권경영에 나서는 것이 사회적 흐름이 됐다"며 "인권과 관련한 것은 소극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의무적·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권위의 인권경영 가이드라인은 ▲ 인권 경영체제 구축 ▲ 고용상의 비차별 ▲ 결사·단체교섭 자유보장 ▲ 강제노동 금지 ▲ 아동노동 금지 ▲ 산업안전 보장 ▲ 책임 있는 공급망 관리 ▲ 현지주민의 인권보호 ▲ 환경권 보장 ▲ 소비자 인권 보호 등 인권에 관한 일반원칙과 운영원칙을 담고 있다.
권고를 수용한 공공기관들은 대체로 인권경영 가이드라인의 원칙을 지키고 있으나 88개 기관(77%)이 인권경영 체제를 갖추고 있지 않거나 보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국거래소는 보도해명자료에서 "공공기관에서 지정해제돼 권고적용 대상기업이 아니라는 것을 인권위 실무자와 협의하고 공문을 전달했다"며 "한국거래소는 자체 규정에 근거해 인권위의 '인권경영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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