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지진> '조국을 돕자'…네팔 이주민들 한마음
촛불 추모식·성금 모금·현지로 출발 계획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3천명 이상의 사망자를 낳은 네팔 대지진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보듬기 위해 한국에 있는 네팔인 사회가 한마음으로 움직이고 있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서 슈베차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리스만 구릉(51)씨는 지진 사흘째인 27일 "어젯저녁에 네팔인, 한국인 약 100여명이 동대문 성곽공원에 모여 촛불 추모식을 열었다"며 "동대문에 있는 12개의 네팔 식당 개별적으로도 사람들이 모여 추모식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슈베차 레스토랑이 있는 창신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네팔 타운'이다. 수백여명의 네팔인들이 이곳에서 일하거나 거주한다.
지진 이틀째 26일 낮에는 네팔인 수십명이 네팔인들의 '마을 회관' 격인 원남동 네팔하우스에 모여 네팔에 성금을 보내는 방안을 논의했다.
구릉씨는 "모금 방식을 결정한 뒤 돈을 모아 주한 네팔 대사관에 전달할 것"이라며 "이 외에도 어떻게 주변에 네팔 상황을 알리고 도움의 손길을 구할지 함께 얘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네팔에 있는 가족들과는 다행히 연락이 닿았으나 친구들의 소식은 아직 듣지 못한 상태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는 "운영하는 두개의 가게에 수원, 인천, 부평 등 각지의 네팔인들이 찾아와 서로 걱정을 공유하고 앞으로 계획을 논의한다"며 "계속해서 조국을 도울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번 지진으로 친척 3명을 잃은 올밀라 슈레스타(29·여)씨도 눈물을 글썽이며 조국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슈레스타씨는 "어제 동서가 촛불 문화제에 다녀왔는데 많은 네팔사람이 모여서 고국을 위해 기도했다고 들었다"며 "조만간 모임이 또 열리면 참석해서 도울 방법을 함께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편이 곧 한국에 오는데 남편과 함께 성금을 얼마나 낼지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일부 네팔인들은 직접 고향 사람들을 돕기 위해 네팔 현지로 떠날 계획이다.
창신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구룽 헐크만(40)씨는 "조카는 내일 네팔로 떠나고 나도 사람들을 돕기 위해 곧 출국 예정"이라며 "산악인인 엄홍길 대장 등 한국 분들도 현지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29일께 출국하신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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