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지진> 출국 행렬로 공항 `북새통'…한국인들 발 묶여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4-27 14: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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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항공사, 중국인만 태우는 듯"…한국대사관 속수무책
△ 26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 (AP=연합뉴스)

<네팔 지진> 출국 행렬로 공항 `북새통'…한국인들 발 묶여

"중국항공사, 중국인만 태우는 듯"…한국대사관 속수무책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네팔 카트만두 인근의 지진 참사 후 현지 공항에는 네팔을 탈출하려는 출국 행렬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일부 한국인들은 급작스럽게 현지 항공편이 취소되는 바람에 공항에서 발이 묶였지만, 현지 주재 한국대사관은 이렇다 할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초등학교 운동장 정도 크기인 트리부반 공항 대합실에는 현재 네팔을 빠져나가려는 인파들 약 1천 명이 모여 초만원을 이룬 상황이다.

박완식(35)씨를 비롯한 희망연대노조 소속 조합원 5명은 애초 현지시간 26일 오후 11시15분(한국시간 27일 오전 2시30분)에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공항을 떠나지 못했다. 항공편이 갑자기 취소됐기 때문이다.

박씨는 2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오후 6시께 공항에 도착해 결제와 항공권 발권을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항공사 쪽에서 비행편이 취소됐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인들은 어느 순간 갑자기 우르르 출국장을 빠져나가는 것을 봤다. 중국 항공사가 자국민을 우선 태우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자신들과 나란히 발권한 중국인들은 이날 새벽 출국했다. 눈짐작으로 봐도 중국인들은 벌써 수백 명이 비행기를 탔는데 자신들만 남겼다는 것이다.

박씨는 "중국인들과 인도인들은 자국 비행기편을 타고 계속 출국하고 있지만, 다시 그만큼의 출국 인파가 공항으로 몰리고 있다"며 "공항이 좁아 현장 사정은 '쓰레기장'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종이박스 등을 깔고 공항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고 음식이 떨어져 남은 여비를 털어 공항에서 초코바 등을 먹으며 버티고 있다. 현지 전력공급 사정이 어려워 일행들의 휴대전화는 대부분 방전됐고, 박씨의 휴대전화만 아직 전원이 남아 필요할 때만 조금씩 사용하고 있다.

박씨 일행은 주네팔 한국대사관에 연락해 출국할 방도를 물었으나 대사관 측에서는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도와주겠다"면서도 "항공편은 항공사에 물어보는 게 빠르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연락을 기다려야 할지 계속 전화로 연락해야 할지에 대한 질문에도 대사관은 "본인이 알아서 판단하라"며 특별한 방도가 없다는 대답이다.

이들은 원래 카트만두에서 북서쪽으로 약 143㎞ 떨어진 포카라 지역 어린이학교 지원과 네팔 시민단체와의 연대활동을 위해 현지를 방문했다가 난리를 당했다.

박씨는 "25일 정오께 네팔 옛 왕궁을 둘러볼 때는 우리가 나온 지 불과 10여 분 만에 왕궁이 무너지기도 했다"며 "여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호텔로 돌아왔는데 호텔에서도 여진 위험성 때문에 방에서 잠을 자지 못하고 로비에서 잠을 자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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