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도 '순한 술' 대세…19년만에 순위 지각변동
36.5도 골든블루, 롯데 제치고 3위로...35도 위스키 속속 등장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소주뿐 아니라 '독주'의 대명사 위스키 시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순한 술'만 잘 팔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 같은 추세 때문에 결국 약 19년동안 꿈쩍하지 않던 업계 순위까지 뒤집어졌다.
26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업체별 출고량은 ▲ 디아지오코리아(대표브랜드 윈저) 15만7천92상자 ▲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 등) 11만6천113상자 ▲ 골든블루(골든블루) 6만1천474상자 ▲ 롯데주류(스카치블루 등) 5만1천27상자 ▲ 하이트진로(킹덤) 1만4천32상자 순서로 집계됐다. 한 상자는 '500㎖들이 병 18개'를 말한다.
1997년 스카치블루 출시 이후 줄곧 업계 3위를 지켜온 롯데주류가 2009년 새로 시장에 진입한 골든블루에 발목을 잡혀 약 19년만에 4위로 주저앉았다.
올해 1분기 전체 위스키 출고량(42만7천691상자)은 작년 1분기보다 0.9% 줄었고, 디아지오·페르노리카·롯데주류·하이트진로 각 업체별로도 각각 10.4%, 5.9%, 14%, 2.8% 뒷걸음질했다.
반면 골든블루는 홀로 출고량이 증가한 것은 물론, 성장률이 무려 65%에 이르렀다.
업계는 이 같은 위스키 업계의 지각 변동이 '낮은 알코올 함량(저도수)' 술의 인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골든블루는 2009년 당시 윈저·임페리얼·스카치블루 등 '쟁쟁한' 40도 위스키가 지배하던 시장에 '36.5도'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워 도전장을 냈다.
당시에는 "위스키의 자존심을 버렸다"는 비아냥거림도 들었지만, 이 저알코올·저도수 마케팅 전략이 사회 전반의 '웰빙' 트렌드와 맞아떨어지면서 결국 7년만에 골든블루를 업계 3위로 끌어올린 것이다.
아울러 다른 업체들도 결국 조금씩 시류에 적응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디아지오도 알코올 함량을 35도까지 낮춘 '윈저 W 아이스'를 출시했고, 앞서 지난해 7월 롯데주류 역시 35도의 '주피터마일드블루'를 내놨다. 날로 커지는 저도수 위스키 수요를 더 이상 무시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윈저 W 아이스'나 '주피터마일드블루'는 현재 주류 규정상 위스키가 아니다. 실제 성분의 99%이상이 위스키와 같지만 향을 첨가했기 때문에 '기타 주류'로 분류된다.
위스키 시장뿐 아니라 업체간 '순한 술' 경쟁은 소주 시장에서도 치열하다.
무학이 2006년 11월 출시한 16.9도 소주 '좋은데이'로 전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크게 높이자, 위기의식을 느낀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지난해 11~12월 각각 17.8도짜리 참이슬과 17.5도짜리 처음처럼을 선보였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대중들이 점차 저(低)타르 담배, 도수 낮은 술 등 전반적으로 독하지 않고 부드럽게 즐길 수 있는 기호식품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이번 위스키 시장의 판도 변화를 목격한 주류업체들이 저도수 주류, 향을 첨가한 대중적 주류 개발에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5년 1분기 위스키 업체 출고량 순위> 단위: 상자(500㎖×18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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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체│ 2015년 1분기 │ 2014년 1분기│ 증감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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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지오코리아(윈저)│ 157,092│ 175,319│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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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 116,113│ 123,347│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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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블루(골든블루)│ 61,474│ 37,259│ 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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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주류(스카치블루)│ 51,027│ 59,341│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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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킹덤)│ 14,032│ 14,4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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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 427,691│ 431,455│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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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류산업협회, 위스키업계 취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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