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스캔들' 브라질 국영에너지사 23년만에 첫 손실
작년 손실 규모 7조7천억원…비리 때문에 2조2천억원 날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비리 스캔들로 몸살을 앓는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가 지난해 최악의 경영 실적을 남겼다.
2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페트로브라스는 전날 발표한 감사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216억 헤알(약 7조7천69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페트로브라스가 손실을 기록한 것은 지난 1991년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비리 스캔들이 터지기 전인 2013년에는 236억 헤알(약 8조4천884억 원)의 이익을 남겼다.
특히 손실 가운데 62억 헤알(약 2조2천300억 원)은 비리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브라질 연방경찰과 연방검찰은 대형 건설업체들이 페트로브라스에 장비를 납품하거나 정유소 건설 사업 등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뇌물이 오갔으며, 뇌물 가운데 일부는 돈세탁을 거쳐 주요 정당에 흘러들어 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 사건으로 연방상원의원 13명과 연방하원의원 22명, 주지사 2명, 집권 노동자당(PT) 관계자들이 조사 대상에 올랐다.
지난해 페트로브라스의 순채무는 1천62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370억 달러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었다.
페트로브라스는 비리 스캔들과 국제유가 하락, 주가 폭락, 경영 실적 악화 등이 겹치며 1953년 창사 이래 60여 년 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브라질 정계와 재계를 뒤흔드는 페트로브라스 비리 스캔들을 수차례 언급했다.
IMF의 올리비에 블랑샤르 수석연구원은 부패·비리를 브라질 경제의 발목을 잡는 주요인으로 지목했다.
IMF는 올해 브라질의 성장률을 마이너스 1%로 전망했다. 2013년은 2.7%, 2014년은 0.1%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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