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역서 분실한 4천800만원짜리 물품 철도경찰이 찾아줘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동대구역에서 KTX 열차를 타고 22일 오후 5시40분께 서울역에 내린 승객 이모(27·여)씨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의료기기인 체내이식형 제세동기 3대를 잃어버린 사실을 깨달았던 것. 잃어버린 제세동기는 한 대에 1천600만원으로 모두 합해 시가 4천800만원짜리였다.
깜짝 놀란 이씨는 이때부터 서울역 유실물센터와 열차 종착역인 행신역 유실물센터에 분실물이 없는지 확인했지만 허탕이었다.
망연자실해 있던 이씨는 오후 9시30분께가 돼서야 철도경찰(국토교통부 서울지방철도특별사법경찰대)에 의료기기 도난 신고를 했다.
철도경찰은 곧바로 서울역과 행신역 유실물센터에 그런 물품이 있는지 다시 확인하고, 이어 서울역과 행신역 주변 폐쇄회로(CC)TV를 훑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리 CCTV를 살펴봐도 그 비슷한 물품을 가져가는 사람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다 남모 철도경찰관은 이씨가 열차에 타기 전에 물품을 두고 탔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이씨에게 연락한 철도경찰은 "동대구역에서 열차에 타기 전에 커피전문점에 들렀다"는 말을 듣게 됐다.
결국 서울역과 동대구역의 철도경찰 8명은 밤새 CCTV를 뒤져 이씨가 커피전문점에 들어갈 때부터 물품을 갖고 있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영상에서는 이 씨가 여객 대기용 의자에 물품을 올려놓은 것을 잊고 커피전문점에 들어간 사실이 확인됐다. 또 어느 할머니가 약 1시간 뒤 이씨의 물품을 근처에 있던 특산품 판매장에 맡긴 것도 알아냈다. 23일 오전 6시의 일이었다.
경찰은 즉시 판매점에서 물품을 되찾은 뒤 서울행 KTX편에 이를 실어보냈다.
결국 이 씨는 의료기기를 잃어버렸다는 것을 알게 된 지 15시간여 만에 온전히 제품을 되찾게 됐다.
이 씨는 스마트폰으로 열차표를 예매하다가 물품을 깜박 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는 철도경찰에 "정신이 없어서 왜 (물품을) 거기 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며 "물품을 잃어버려 직장도 잃을 뻔했는데 되찾아서 목숨을 되찾은 느낌"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철도경찰은 23일 "최근 따뜻한 봄날씨 때문에 나른한 오후나 심야 열차이용 중에 귀중품 도난신고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소지품 관리에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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