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대예멘 공습은 세계 최연소 국방장관의 '데뷔전'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4-23 18:29:19
  • -
  • +
  • 인쇄


사우디 대예멘 공습은 세계 최연소 국방장관의 '데뷔전'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전격 개시된 사우디아라비아의 예멘 공습은 일단 이란의 걸프지역 진출 '야욕'을 선제로 막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춰보면 사우디 국내 상황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번 공습으로 올해 1월 말 국왕에 즉위한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이 자신의 국정 장악력을 응집하는 기회로 삼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935년생으로 올해 81세의 고령인 살만 국왕은 즉위 직후부터 건강이상설이 나돌면서 사우디 알사우드 왕실의 안정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살만 국왕은 예상치 못하게 예멘 공습이라는 강공책을 동원, 내부의 불안요소를 외부로 돌려 해소하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걸프 지역 안에서 폭격기가 출격해 장기간 공습을 벌인 것은 1991년 1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대응한 미군 주도의 국제동맹군의 '사막의 폭풍' 작전 이후 14년만이다.

살만 국왕의 명을 받아 이번 '단호한 폭풍' 공습 작전을 사실상 지휘한 인물은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사우디 국방장관이다.

올해 36세로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국방장관인 그는 살만 국왕이 세째 부인에게서 낳은 여섯째 아들이다.

장남은 아니지만 모하마드 장관은 살만 국왕이 수도 리야드 시장으로 재직(1968∼2011년)했을 때 두각을 나타냈다.

모하마드 장관은 매주 시민을 직접 만나 애로사항과 민원을 해결하는 일을 맡아 20대 임에도 뛰어난 업무 수행력을 보이면서 아버지의 신임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살만 국왕이 왕에 즉위하자 젊은 나이임에도 형들을 제치고 요직 중 요직인 국방장관에 임명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따라서 국방장관에 오른 지 두달만에 단행된 이번 예멘 공습은 국내는 물론 중동지역과 국제무대에 처음 선보인 데뷔전이자 시험대였다고 할 수 있다.

강렬한 등장이었지만, 그러나 수위가 상당히 높고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앙숙' 이란의 진출을 막는다는 명분이라지만 상대인 반군 후티에 압도적인 전력을 앞세운 사우디가 거의 한 달간 예멘을 사실상 초토화하는 바람에 그렇지 않아도 걸프지역 최빈국이던 예멘은 만신창이가 됐다.

인명피해도 사망자만 1천명이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반군 무력화를 이유로 병원, 학교, 공항 등 기반시설까지 폭격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사우디의 강공에 국제적 비난이 고조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사우디의 맹방인 파키스탄이 작전에 동참한다고 했다가 이란의 외교전에 밀려 이를 철회하면서 사우디가 주도하는 수니파 동맹의 미묘한 균열도 노출됐다.

사우디는 "반군 전력의 80% 이상이 붕괴됐다"며 이미 승리를 선었했으나 지상전은 여전해 반군 후티가 완전히 소탕됐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한달 가까이 이뤄진 반군 후티에 대한 공습을 틈타 동남부의 예멘 알카에다 세력도 존재감이 부쩍 커졌다. 현재 예멘에서 알카에다에 대응할 수 있는 군사력을 보유한 집단은 반군 후티 밖에 없는 탓이다.

사우디에 비판적인 정치 평론가 사드 알파키는 22일 중동 전문매체 MEE에 2009년 사우디를 침범, 지잔 지역을 공격한 후티를 사우디가 돈으로 무마한 예를 들면서 "후티가 사우디로 넘어와 반격한다면 모하마드 장관은 매우 당황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