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수표 수천장 유통 가능성…경찰, 유통 경로 수사
1억4천만원 상당 폐기수표 사용 일당 적발…추가 피해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폐기처분해야 할 수표 수천 장이 시중에 유통되는 것으로 추정돼 경찰이 유통경로 등을 수사하고 있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폐기 수표 1억여원을 빼돌려 사용한 혐의(사기 등)로 금은방 중개인 조모(64)씨와 조씨의 지인인 정모(62)씨를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와 정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 종로구 귀금속상가에서 시가 4천500만원 상당의 명품 시계 3개와 6천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1개를 폐기 수표로 구매하는 등 총 1억4천만원 어치의 폐기 수표를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회수한 수표 외에도 조씨의 집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종이 박스에 든 7천여만원 어치 수표 수십장을 발견했다.
이들이 사용한 폐기 수표는 2012년 경기도의 한 금고가 폐기 전문 업체에 처분을 의뢰한 수표 70만여장의 일부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고는 회수된 수표의 일련번호 분석을 통해 10만원권부터 1천만원권까지 다양하게 섞인 7천여장의 수표가 통째로 폐기되지 않고 사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융기관에 입금된 수표는 보통 재사용할 수 없도록 수표 전면에 선을 긋거나 도장을 찍은 후 구멍을 내 폐기를 의뢰한다. 하지만 이 금고는 수표에 선만 긋고 구멍은 내지 않은 채 폐기처분을 맡겼다.
이 수표는 조씨와 정씨의 수중에 들어오기 전 이미 전면에 그어진 선이 약품으로 지워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이 수표는 육안으로는 폐기 수표인지 식별할 수 없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조씨 등이 사용한 폐기 수표 중 100만원권 수표 2장은 현금입출금기에 입금까지 된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이 수표를 동거하던 조선족 여성한테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조선족 여성이 폐기 수표를 입수했을 만한 경로가 마땅치 않다고 보고 조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유통 경로를 캐고 있다.
금고로부터 수표를 받아 폐기 처분한 업체도 경찰에 "의뢰를 받은 수표 70만여장은 전량 폐기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 등이 사용한 수표를 일부 수거했으나 여전히 7천장 정도의 수표가 시중에 돌아다니고 있을 것으로 보여 추가 범행이 우려된다"며 "피의자들의 공범을 쫓는 동시에 폐기 수표 관리 시스템의 문제점을 전반적으로 수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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