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1970년대 부산 '양서협동조합' (부산=연합뉴스) 1978년에 창립됐지만 1년여만에 군사정권에 의해 강제해산된 '부산 양서협동조합'이 36년만에 부활을 선언한다. 사진은 1970년대 후반 양서협동조합 모습. (부산민주공원 제공) |
영화 '변호인' 배경 '양서협동조합' 36년 만에 부활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마항쟁 이후 독재정권에 의해 강제해산된 '부산 양서협동조합'이 36년 만에 부활한다.
'부산 양서협동조합 재건 준비위원회'는 23일 오후 6시 부산시 동구 초량동에 있는 부산YMCA 세미나실에서 발기인 대회를 연다.
부산양서조합은 1978년에 창립된 책을 매개로 한 협동조합이었다.
1970년대 말 부산지역 민주화 운동을 이끌던 중부교회(중구 보수동) 김형기 목사의 제안으로 설립됐다.
책을 읽고 토론·교육을 통해 민주의식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주로 노동·농촌문제 등 사회문제와 관련된 이슈들이 논의됐고, 지식에 목말라하던 부산시민의 열성적인 참여로 조합원은 한때 572명까지 불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1979년 부마항쟁이 일어난 직후 군사정권이 부산양서조합을 항쟁의 배후로 몰아 조합을 강제해산했다.
부마 항쟁은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체제에 반대한 민주화 운동으로 부산·마산지역에서 시작된 항쟁이다.
이후 조합원 300명이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
조합원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모여 독서를 하고 사회문제에 대한 토론을 이어갔다.
결국 1981년 9∼10월 조합원 19명이 반국가단체의 이적 표현물을 학습했다는 누명을 쓰고 영장도 없이 체포됐고, 불법 감금과 고문을 받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대표적인 용공사건인 '부림사건'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변호사 시절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변호인'의 배경이 된 사건이기도 하다.
이날 발기인 대회에는 김형기 목사를 비롯해 당시 창립회원인 최준영(사업가), 전중근(시민단체 활동가), 유성일(목사), 백영제(교수), 정윤식(연구원), 김호진(예술가) 등이 대거 참석한다.
각계각층의 인사로 구성된 45명의 발기위원으로 부활을 선언할 예정이다.
김호진 재건준비위 간사는 "부산을 지식·정보·교육·문화 분야에서 협동·상생·교육·문화의 도시로 만드는 데 힘을 보태려고 책을 매개로 한 조합을 다시 만들었다"면서 "민주적 토론과 상향식 의사결정 방법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구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