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우디 예멘공습 중단 미리 알았나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4-22 19: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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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사우디 예멘공습 중단 미리 알았나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가 21일(현지시간) 밤 예멘 공습 작전을 중단한다고 발표하기 전 이란 외무부가 이를 '예견'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그 진위에 관심이 쏠린다.

사우디 국영통신 SPA는 협정세계표준시(UTC·옛GMT) 기준 이날 오후 6시21분에 긴급기사로 사우디 국방부의 공습 중단 발표를 긴급기사로 보도했다.

예멘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사우디 주도의 아랍권 동맹군은 이날 오후 9시(이하 UTC 기준)께 공습을 멈췄다.

그러나 이날 이란 파르스통신은 SPA통신의 보도보다 약 9시간 이른 오전 9시22분 공습 중단 가능성을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파르스통신은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차관이 "여러 노력을 기울인 끝에 예멘에 대한 공습이 몇 시간 안으로 중단된다고 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압돌라히안 차관은 그러면서 "에멘의 각 정파가 앞으로 몇 시간 안에 협상테이블에 모여 정치 일정을 정상화하는 데 노력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는 데 낙관적이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공교롭게 압돌리히얀 차관의 말대로 사우디는 수시간 뒤 실제로 예멘 공습을 중단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날까지 사우디의 공습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전날인 20일 사우디가 공습 이후 최대 규모로 예멘 사나를 공습했고 같은 날 미국 항공모함이 이란의 반군 지원을 막기 위해 아덴만으로 급파되면서 오히려 군사적 긴장이 고조하는 상황있다.

압돌리하안 차관의 언급은 이런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맥락이었던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압돌라히안 차관의 공습 중단 발언이 상당히 구체적이었다는 점에서 단순한 외교적 수사로 넘기기엔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이란은 그간 사우디의 공습을 예멘에 대한 내정간섭이라며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해왔다.

일각에선 예멘 반군에 우호적인 이란이 직접 군사 개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이란은 적어도 표면상으론 예멘 사태는 인도적·정치적 방법으로 풀어야 하고 이런 해법에 일조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이란 외무부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17일 예멘 사태를 평화롭게 해결해야 한다며 4가지 원칙을 담은 서한까지 보냈다.

게다가 미국의 항공모함이 자신을 경계할 목적으로 바로 눈앞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아덴만으로 향하는 데도 이란은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미국이 항공모함을 아덴만에 배치, 이란에 분명히 선을 그음으로써 핵협상으로 양국의 해빙을 우려하는 사우디에 강한 지지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여지를 준 것으로 해석된다.

마리 하프 미 국무부 대변인은 20일 예멘 사태에 대해 "우리는 중동을 더 안정시키려고 걸프 국가, 다른 우방과 협력을 모색중"이라면서도 "미국은 항상 이 문제(중동 안보)를 이란과 협력하지 않겠다고 얘기해 왔지 않은가"라며 이란과 확실히 거리를 뒀다.

2일 역사적 잠정 합의 뒤 최종 타결이 가시화된 핵협상이 22일 재개되는 일정을 종합해 보면 이란의 최근 행보는 핵협상에 부정적인 사우디와 불필요한 직접 충돌을 최대한 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지난달 26일 사우디의 예멘 공습이 시작되면서부터 예멘 사태는 내전이 아닌 사우디와 이란의 세력 대결로 해석됐다. 당연히 국제사회의 관심은 중동 정세에 영향을 미치는 사우디 공습이 언제까지 계속될지에 모였다.

이란 역시 예멘 사태가 장기화해 시한이 두 달여 밖에 남지 않은 핵협상에 걸림돌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란은 사우디와 사태 조기 해결을 위해 물밑에서 예멘 사태를 조율하진 않았더라도 미국을 매개로 사우디와 충돌을 피하면서 공습 종료 시점을 면밀히 파악했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공습 중단 사실을 감지한 압돌라히안 차관이 이란의 중재 노력을 과시하고자 언론에 미리 흘렸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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