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갈등조정위 가동…얽히고설킨 지웰3차 해법찾나
1·2차 입주자, SK하이닉스 반발 여전…합의 도출 과정 '첩첩산중'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대기업인 SK하이닉스가 반기를 들면서 청주의 최대 이슈로 부상한 대농지구 신영 지웰시티 3차 아파트 건립 문제가 갈등 조정의 대상이 됐다.
청주시는 지웰시티 3차 아파트 건립을 둘러싼 이해 당사자들의 갈등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민간 기구를 통한 갈등조정위원회 가동에 나선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통합시 출범 이후 갈등조정위가 운영되기는 처음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이다 보니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취지에서 시의 대표적 민간 거버너스인 녹색청주협의회에 공식 요청, 갈등조정위를 가동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의 언급처럼 지웰시티 3차분은 여느 아파트 사업에서 볼 수 없는 복잡다단한 갈등을 안고 있다.
대농지구 사업시행자인 신영이 지웰시티 3차분 건립을 추진하는 사실이 알려진 2013년 당시 지웰시티 1차 입주자와 2차 입주예정자들은 인구 증가로 솔밭초등학교의 초과밀화가 예상된다며 3차분 사업 반대 표명과 함께 교육청에 학교 신설을 요구했다.
1차분 사업에서 상당한 적자를 본 신영이 지난해 5월 시에 3차분 사업계획 승인을 공식 요청하자 교육청은 학생 수용 문제 해결이 우선이라며 협의를 보류했다.
학교 신설이 급선무였던 교육청은 청주시 소유의 대농지구 공공청사용지(총 3필지 6만6천여㎡) 일부 무상 양여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공공청사용지를 사들여 학교를 짓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학교 부족 사태는 해결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충북 최대 기업인 SK하이닉스가 반기를 들면서 상황이 꼬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청주산업단지 내 청주사업장 3공장 코앞에 지웰3차 아파트가 들어서면 장래 입주민들의 소음 등 환경 관련 악성 민원으로 기업 생산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청주산단 관리공단과 청주상공회의소는 시에 건의문을 제출, SK하이닉스의 입장을 지지했다.
지웰시티 2차분 입주 예정자 등은 "3차분 예정지에는 애초 랜드마크로 개발한다고 약속했다"며 신영을 압박해왔다.
신영은 오래전에 사업 계획이 변경돼 정당하게 아파트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항변해 왔다. 신영의 3차분 사업 의지는 확고하다.
시는 민원이 빗발치자 3차분 예정지와 인근 공공청사용지 일부를 맞교환하는 방안을 신영에 제안했다.
시는 그러나 2차분 입주 예정자 등이 부지 맞교환 카드도 반대하자 녹색청주협의회에 갈등 조정을 공식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지금까지 해결된 것은 공공청사용지 용도에 교육·문화 시설을 추가한 2030 청주시 도시기본계획이 확정돼 교육청이 이 땅을 사들여 학교를 지을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는 것밖에 없다.
교육청은 공공청사용지 일부를 매입, 42학급 규모의 가칭 솔밭2초등학교를 지어 이르면 2018년 개교하겠다는 계획을 이달 초 밝혔다.
이처럼 얽히고설킨 대농지구 지웰시티 3차분 사업 문제에 대해 녹색청주협의회 갈등조정위원회가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15명으로 구성된 갈등조정위는 오는 23일 2차 논의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녹색청주협의회가 내놓을 일종의 중재안을 최대한 수용할 계획이다.
학생 수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사업계획 승인 요청을 철회했던 신영은 우선 갈등조정위 논의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신영의 한 관계자는 "사업계획은 당장 내일이라도 다시 제출할 수 있지만, 갈등조정위가 열리는 만큼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며 "다만 3차분 사업을 접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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