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원곡 뛰어넘어야 한다는 부담 없이 만들었어요"

전형득 기자 / 기사승인 : 2015-04-21 17:41:16
  • -
  • +
  • 인쇄
1990년대 남성가수 곡 리메이크한 앨범 '폴 인 메모리' 발표


[부자동네타임즈 전형득 기자] "다른 가수의 리메이크곡을 들어보면 뭔가 부담을 느낀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전 그런 부담을 지우고 편안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1990년대 가수들의 곡을 리메이크한 앨범 '폴 인 메모리'(Fall in Memory)를 발표한 가수 거미(본명 박지연·34)는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커피숍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리메이크 앨범을 만들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콘서트나 방송에서 선후배 가수들의 노래를 재해석해 선보인 적은 있지만 이렇게 정식 앨범으로 묶어서 내기는 처음이다.

그는 신곡으로 채운 정규 앨범 대신 일종의 번외편 같은 리메이크 앨범을 내기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제가 좋아한 곡들을 팬분들께 들려 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서태지와 아이들, 김건모, 박진영…. 제가 그때 유행가라면 다 좋아했어요.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들도 그렇고요. 저는 예전 추억을 떠올리고, 팬분들에게는 좋아하는 정통 발라드를 들려 드릴 수 있을 것 같아 리메이크 작업을 선택했습니다."



1990년대 노래 중에서도 오랜 고민 끝에 낙점한 곡은 '너를 사랑해'(한동준)와 '해줄 수 없는 일'(박효신), '헤어진 다음 날'(이현우), '로미오&줄리엣'(신승훈), '준비없는 이별'(녹색지대) 다섯 곡이다.

모두 남자 가수가 원곡을 불렀다는 공통점이 있다.

거미는 일부러 남자 가수의 곡만 선택했다고 밝혔다. 리메이크에 대한 부담을 덜려면 아예 목소리 색깔이 다른 남자 가수의 곡이 낫겠다는 판단에서다.

거미는 "다른 가수의 리메이크곡을 들어보니 다들 부담스러워서인지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예전부터 제가 리메이크 한다면 편안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편안하면서 동시에 변화를 주기가 쉽지 않더라. 그래서 아예 목소리만으로 충분히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남자 가수의 곡만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목소리 색깔이 완연히 다르다고 해도 기존 가수의 색깔이 진하게 묻어 있는 곡을 다시 만들기란 쉽지 않았다.

거미는 감정 표현으로 원곡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한동준이 부르는 '너를 사랑해'는 남자가 여자의 어깰 감싸 안은 채 하는 말 같다면 자신이 부르는 '너를 사랑해'는 마치 속삭이면서 건네는 대화처럼 들리도록 했다는 것이다.

타이틀곡인 '해볼 수 없는 일'은 진정성을 담으려고 최대한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헤어진 다음 날'처럼 일부는 편곡을 통해 새로운 느낌을 더하려고 했다.

그는 "애초 원곡을 뛰어넘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 대신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하자고 결심했다. 그렇게 마음먹으니 오히려 부담을 덜고 즐겁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거미는 리메이크 앨범에 한번 더 도전해보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음에는 블루스 느낌이 물씬 나는 더 이전 시대 곡들을 해보고 싶어요. '님은 먼 곳에'처럼요."



그는 앨범 작업에 남자친구(배우 조정석)의 도움이 있었음을 숨기지 않았다.

두 사람은 올해 초 연애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남자친구도 음악을 좋아한다. 작업 중간중간 팬 입장으로 조언을 많이 해줬다. 특히 칭찬을 많이 해줬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앨범 발매 후 음악보다 연애에 더 초점이 맞춰지는 면이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솔직히 언급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대중의 관심 속에 활동하는 공인으로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슬쩍 남자친구 자랑도 잊지 않았다. "저희 엄마가 남자친구를 참 마음에 들어 하세요. 사람 됨됨이가 좋다는 걸 한눈에 알아보셨나 봐요. 남자친구가 진실되고 배려심도 많거든요."

새 앨범을 낸 거미는 다음달 초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콘서트를 연다. 600석 규모 소극장 공연이다. 앞서 앨범 발매일인 지난 17일에는 서울 청계천 광장에서 깜짝 거리 공연을 열어 화제가 됐다.

거미는 "얼마 전부터 팬들과 직접 만나 제 음악을 들려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렇게 대중과 교감할 기회를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