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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 중심가에 있는 이슬람 사원 (연합뉴스 DB). |
타지크 '무함마드·칼리파' 등 종교적 이름 금지 추진
(알마티=연합뉴스) 김현태 특파원 = 총 인구의 약 90%가 이슬람교도인 타지키스탄에서 어쩌면 이슬람식 이름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아시아플러스 등 현지언론은 최근 타지크 법무부가 추진하는 '이름 등록법 개정안'을 인용, 20일 이같이 보도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현지에서는 '무함마드'(이슬람 예언자), '칼리파'(이슬람 지도자), '아이샤'(무함마드 부인), '아시야'(이슬람 여성 성자) 등 이슬람식 이름을 비롯해 외국어 이름이 금지된다.
현재 개정안은 의회 상정을 위해 공청회를 거치고 있다.
개정안은 아울러 사물이나 동물의 고유명사를 딴 이름도 금지할 것을 포함하고 있다.
타지크에서는 '코쇽'(사료), '산각'(작은 돌), '포쵸'(사위) 등 고유명사를 이름으로 쓰면 신이 액운으로부터 지켜준다는 미신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이런 이름을 쓰고 있으나 사람 이름으로 쓰기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은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크 대통령이 내세우는 민족주의 강화와 이슬람 과격주의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라흐몬 대통령은 앞서 2007년 "우리는 문화적 뿌리로 되돌아가야 하고 타지크 민족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라흐모노프'에서 러시아식인 '-오프'를 빼고 타지크식인 '라흐몬'으로 개명했다. 당국은 또 이슬람식 이름이 이슬람 과격주의를 부추기는 것으로 보고 금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아시아의 세속적 이슬람 국가인 타지크에서는 최근 이슬람 과격주의가 빠르게 퍼지며 당국이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국은 현재 약 300명의 자국민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한 것으로 추산하며 이들이 귀국 후 국내에서 테러를 일으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지 당국은 이슬람교도를 상징하는 히잡 착용과 수염 기르는 것도 금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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