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100살 넘는 배나무 20그루 아직도 '건재'(종합)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4-20 15: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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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과일나라테마공원서 올해도 배꽃 만발
△ 수령 100년 넘는 배나무들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영동 과일나라테마공원 예정 부지 안에 100살 넘은 배나무 20그루가 건강한 모습으로 보호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17일 하얀 꽃이 핀 배나무 아래서 시민들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15.4.20 bgipark@yna.co.kr

영동 100살 넘는 배나무 20그루 아직도 '건재'(종합)

영동 과일나라테마공원서 올해도 배꽃 만발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영동에 100살 넘은 배나무 20그루가 건재를 과시하며 여전히 많은 배를 생산하고 있다.

20일 영동군에 따르면 영동읍 매천리의 과일나라테마공원 조성 부지에 수령 100년이 넘은 것으로 알려진 '신고' 배나무 20그루가 자라고 있다.

이 나무는 2008년 영동군이 공원 예정 부지를 매입하면서 인근에 사는 농민 김성용(55)씨로부터 사들였다.

군은 당시 김씨의 땅 1만5천여㎡를 매입한 뒤 이곳에 심어져 있던 배나무 500여그루를 베어냈지만 이 나무들은 남겨뒀다.

영동군농업기술센터의 송홍주 지도기획팀장은 "워낙 오래된 고목이라서 과일나라테마공원 안에 그대로 살려두기로 했다"며 "지금은 직원들이 직접 농사를 짓고 있는데, 수세가 좋아 지금도 한 그루에서 100개 넘는 배를 수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나무들은 일제 강점기인 1910년께 일본인들이 시험 재배용으로 심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 후 김씨의 할아버지가 사들여 농사짓다가 아들을 거쳐 손자에게 대물림됐다.

김씨는 "애초 이 밭에 신고를 포함해 4종류의 묵은 배나무가 있었는데, 10여년 전 대부분을 베어 내 어린 나무를 심고 지금은 20그루만 남겨뒀다"며 "3대를 물려온 나무여서 쉽게 베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들 나무는 나이만큼 밑동 둘레가 두터워져 굵은 것은 1m 가깝다.

밑동 곳곳이 이끼로 뒤덮여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김씨는 "고목이지만, 젊은 나무보다도 세력이 좋아 몇 해 전까지 한 그루에서 200㎏ 가까운 배를 수확했다"며 "관리만 잘해주면 앞으로 수 십년은 끄떡없이 더 수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밭이 있는 곳은 예로부터 배가 많이 난다는 의미에서 '배목골'로 불렸다.

지금도 10여곳의 농가에서 배를 재배하고 있다.

송 팀장은 "100살 넘은 배나무가 아직도 건재한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데다 이 마을 배 재배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며 "잘 관리하면 과일나라테마공원의 명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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