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여행가이드 꿈꾸는 장애우와 日 대마도 동행
장애인의 날 맞아 김여슬 양과 '글로벌 도전'에 나서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맞아 여행 가이드가 꿈인 김여슬 양(16·지적장애 3급)과 함께 일본 쓰시마섬(對馬島)를 여행했다.
서울시장애인협회 홍보대사인 서 교수와 서울시장애인복지시설협회는 올해부터 장애 청소년을 대상으로 자신의 꿈을 먼저 체험하는 '장애인 글로벌 도전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협회는 소속기관 44개를 통해 해외에서 이루고 싶은 청소년들의 꿈을 접수했고, '은평 기쁨의 집'에 거주하는 김 양이 첫 번째 주인공으로 뽑혔다.
서 교수와 김 양은 18일 새벽 서울역에서 만났다. KTX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간 뒤 배를 타고 1시간 10분 정도를 달려 쓰시마섬에 도착했다.
면암 최익현 선생 순국비, 조선통신사의 첫 관문이자 백제 비구니가 창건한 슈젠지(修善寺·수선사), 대마도 역사민속자료관 등 김 양이 가장 좋아하는 과목인 역사와 접목해 여행 코스를 설계했다. 둘은 21일 여행을 마치고 귀국한다.
김 양의 여행 경비를 부담한 서 교수는 "20여 년 전 처음으로 유럽을 배낭여행하고 '한국 홍보의 꿈'을 꾸기 시작했던 나를 되돌아 보면서 우리 장애 청소년들에게 해외 경험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싶었다"고 도전단을 꾸리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시대를 사는 지금, 우리 장애 청소년들이 해외에서 이루고 싶은 꿈을 조금 먼저 체험하게 함으로써 그 꿈을 포기하지 않고 반드시 이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은 게 이번 도전단의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도전단 1호'인 김 양은 "TV를 보며 해외에서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여행 가이드'가 되겠다고 마음먹고 일본어, 중국어도 열심히 공부했는데 이렇게 빨리 가이드 체험을 하게 될 줄 몰랐다"며 들뜬 목소리로 기뻐했다.
서 교수와 김 양의 여행 취지에 공감한 오하시료칸(大橋旅館)의 무라세 도시야 사장은 차량을 무료 제공했고, 대마도 역사민속자료관의 역사 전문가를 직접 섭외해 주기도 했다.
서 교수는 "김 양을 시작으로 매년 장애인의 날에 맞춰 해외에서 이루고자 하는 꿈을 지닌 장애 청소년을 선발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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