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주장 검찰에 분노" 의문사한 김주희양 유족 '오열'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4-19 06: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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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불기소…법원, 2년6개월만에 교사 과실 인정
시민단체 "형량 적어…검찰 항소 포기하면 좌시 않겠다"

"무죄 주장 검찰에 분노" 의문사한 김주희양 유족 '오열'

검찰 불기소…법원, 2년6개월만에 교사 과실 인정

시민단체 "형량 적어…검찰 항소 포기하면 좌시 않겠다"



(충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법 앞에서 일반인은 여전히 약자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지난 17일 오전 10시 청주지법 충주지원의 제1호 법정.

'고(故) 김주희양 의문사 사건' 관련 피의자인 성심맹아원 교사 강모(43·여)씨에 대해 재판부가 유죄판결을 내리자 숨진 김양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두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황망하게 딸을 보내고 그 고통에 몇 번이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지만 딸의 억울함을 풀어줘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고 2년6개월을 싸워 일궈낸 결과에 김양의 부모는 만감이 교차했다.

이날 재판을 맡은 조지환 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강씨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시각 장애와 뇌병변 등을 앓던 김양(당시 11세)은 2012년 11월 8일 오전 5시 50분께 기숙 생활을 하던 충주 성심맹아원에서 의자 팔걸이와 등받이에 목이 끼여 숨진 채 당직 교사였던 강씨에 의해 발견됐다.

더 좋은 시설을 찾아 경기도에서 충주까지 내려와 맹아원에 입소한 지 1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김양의 부모는 맹아원 측의 관리 소홀이 딸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원장과 강씨 등 관계자 5명을 유기치사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양의 죽음과 뚜렷한 인과관계가 없다며 맹아원 관계자들을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김양의 부모는 지난해 7월 21일 대전고법에 재정 신청을 냈다.

법원은 "담당교사인 강씨가 잠에서 깬 김양을 의자에 앉힌 채 동요만 틀어주고서 다른 방에서 4시간 가까이 잠을 잔 것이 인정된다"며 "이런 과실이 김양 사망에 영향을 미쳤는지 법정에서 다퉈볼 필요가 있다"며 강씨에 대한 공소 제기를 명령했다.

다만 나머지 시설 관계자 4명에 대한 재정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렵사리 법정에 섰지만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김양의 부모는 몇 번이나 분통을 터트려야 했다.

특히 강씨를 기소한 검찰의 태도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재정 신청이 받아들여져 공소 제기된 재판에서 피의자의 무죄를 주장하는 검찰의 모습은 흔한 일이지만 김양의 부모로서는 지켜보는 내내 큰 상처가 됐다.

이번 사건을 맡은 청주지검 충주지청은 공판을 마치면서도 강씨에 대해 구형하지 않고 '김양의 죽음과 과실의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양의 아버지 김종필씨는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줘야 할 검찰이 마치 피의자의 변호사인 것처럼 무죄를 주장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을 향한 이들의 분노는 재판이 끝난 후에도 계속 됐다.

김양의 부모와 함께 진실규명 운동을 벌여온 아동학대 근절 시민모임 '하늘소풍'의 민정숙 대표는 "늦게나마 유죄를 인정한 재판부의 판단에 감사한다"며 "반면 피의자를 대변하는 검찰의 태도는 유족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 대표는 "유죄는 인정됐지만 여전히 형량은 적어 보이는데 유족은 항소하고 싶어도 못한다"며 "항소권을 가진 검찰이 이를 포기한다면 규탄집회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항소 기한은 오는 24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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