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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랍 동맹군 공습에 파괴된 예멘 수도 사나 인근 마을. (AP=연합뉴스) |
국제사회, '악화일로' 예멘 사태 해결책 마련 분주
오바마-사우디 국왕 "정치적 해결 필요"…이란 외무, 반기문 총장에 서한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여러 세력이 뒤얽혀 좀처럼 해결 기미가 안보이는 예멘 내전과 관련해 유엔이 긴급지원을 추진하는 등 국제사회가 바삐 움직이고 있다.
AP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요하네스 반 데르 클라우브 예멘 인도주의 조정관은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예멘 사태로 피해를 본 수백만명의 지원을 위해 2억7천400만 달러(약 3천억원)의 긴급자금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전쟁과 공습으로 수천 가구가 집을 떠났고, 남은 사람들은 물과 음식, 연료 같은 생필품을 얻기 위해 어렵게 싸우고 있다"며 "750만 명의 생명을 구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에게 전화를 걸어 예멘 사태를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살만 국왕은 예멘의 안정을 위해 협의된 정치적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앞으로 예멘 사태 해결을 위한 평화안을 담은 서한을 보내 수니파 아랍 동맹군의 공습 중단과 휴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촉구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수니파 아랍 동맹국들이 지난 3월 26일 예멘의 상당수지역을 장악한 시아파 후티 반군을 상대로 공습을 시작하면서 사태는 더욱 복잡하게 꼬이고 있다.
아랍 동맹국의 공습은 예멘의 22개 행정 구역 가운데 18개 지역에서 이뤄졌으며, 아덴 등 남부 지역에서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고 유엔은 전했다.
공습으로 모스크, 학교, 병원, 공항 등이 파괴됐고 수백 명이 목숨을 잃고 3천여 명이 다쳤으며, 심각한 인권 침해와 국제 인권법 위반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고 유엔은 설명했다.
이날도 예멘 동남부 아덴 인근의 알아나드 공군기지와 타이즈 등지에서 이뤄진 아랍 동맹군의 공습으로 반군과 민간인 등 76명이 사망했다.
후티 반군과 대치 중인 예멘 알카에다는 전날 동남부 하드라마우트 주 주도이자 항구도시인 무칼라의 공항과 주요 기지를 장악한 데 이어, 이날 정부군을 완패시키고 대규모 무기고를 장악해 탱크와 로켓탄 발사기 등을 확보했다.
한편, 시아파 맹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는 이날 베이루트에서 열린 예멘 반군 지지 집회에서 시아파를 상대로 한 사우디의 공습은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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