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모범국' 칠레, 정치권 비리 스캔들로 상처 입어
대통령 아들 비리의혹 파문 확산…각 정당 기업 후원금 폐지 협의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남미의 모범 국가로 불리는 칠레가 잇단 정치 스캔들로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었다.
지난해 공공부문 부패 정도를 측정하는 국제투명성기구(TI)의 부패인식지수 조사에서 칠레는 전체 평가대상 175개국 가운데 21위를 기록했다. 중남미 국가 중 가장 높다. 브라질은 69위였다.
그러나 4개월 만에 칠레의 '청정 이미지'는 빛이 바래고 있다.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독재정권(1973∼1990년) 이래 최악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는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의 아들을 둘러싼 비리 스캔들과 기업의 정치인 후원금 불법제공 문제가 칠레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법 당국이 후원금 불법제공 문제를 조사할 것으로 알려지자 집권 중도좌파연합을 비롯한 각 정당은 기업 후원금을 폐지하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바첼레트 대통령 아들이 연루된 비리 스캔들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칠레 검찰은 부동산 불법거래에 연루된 혐의로 바첼레트 대통령의 아들 세바스티안 다발로스와 나탈리아 콤파뇬을 최근 소환했다.
다발로스 부부는 민영은행에 압력을 행사해 '카발'이라는 회사가 1천만 달러를 대출받을 수 있도록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콤파뇬이 50%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회사는 대출받은 돈으로 토지를 사고 나서 1천500만 달러에 되팔아 500만 달러의 이득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2006∼2010년 한 차례 대통령을 지낸 바첼레트는 퇴임 당시 8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런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바첼레트는 2013년 말 대선에 다시 출마해 압승을 거두며 재집권에 성공했다.
그러나 대선 과정에서 약속한 각종 개혁작업이 지지부진한 데다가 아들 부부의 비리 스캔들까지 겹치면서 지지율이 추락했다.
바첼레트의 지지율은 지난해 3월 취임 당시 54%에서 한때 58%로 상승했으나 아들의 비리 스캔들로 지난 2월에는 39%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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